경산 농협 총기 강도 사건 피의자 김모(43) 씨는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에 쓰인 권총 입수 경위는 의혹이 많아 경찰이 추가 확인에 나섰다.
경산경찰서는 24일 "총기 강도 사건의 범인 김모 씨는 1억원이 넘는 채무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한 달 전부터 강도를 결심, 권총과 자전거를 준비하고 하남지점을 6차례 사전답사한 뒤 실행에 옮겼다"고 밝혔다. 그는 2012년부터 경산 남산면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2월 자율방범대장으로 취임했다.
경찰은 22일 피의자 김 씨를 검거한 뒤 확보한 권총 사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총기 분석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해당 권총이 1942∼1945년 미군 의뢰로 미국 총기업체 레밍턴 랜드사가 생산한 80만 정 중 1정으로 추정된다'는 감정 내용을 경찰에 통보했다. 권총 모델명은 'M1911A1'이다. 경찰은 당시 제작한 80만 정 가운데 일부가 현지 민간인에게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이 권총을 갖고 들어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2003년 당시 직장 상사가 '지인이 사망했는데, 집안에 있는 가재도구를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해서 경북 칠곡에 있는 상사 지인의 집에 찾아갔고, 창고에서 우연히 권총과 실탄을 발견했다. 평소 권총을 닦는 등 관리하며 승용차 트렁크에 보관해 왔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권총 1정, 총알 7발이 들어간 탄알집 2개와 5발이 들어간 1개 등 모두 19발을 보관해 왔다. 경찰은 범행 당일 쏜 한 발을 제외한 18발 중 11발을 김 씨 집 인근 관정에서 권총과 함께 발견했고, 나머지 7발은 찾고 있다.
2007년 귀농한 김 씨는 최근 수년간 농사일이 잘 되지 않아 1억원이 넘는 빚을 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농협에서 빼앗은 1천563만원 중 373만원을 생활비 등에 사용했으며, 나머지 1천190만원은 경찰이 압수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과정, 권총 취득 경위 등에 대해 보강수사를 하고 있다.
한편, 김 씨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55분쯤 경산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권총을 들고 들어가 직원 3명을 위협하고 현금 1천563만원을 빼앗은 뒤 자전거를 타고 도주했다. 경찰은 현장감식과 CCTV 분석 등을 통해 김 씨가 농협에서 3.5㎞ 떨어진 곳에서 화물차에 자전거를 싣고 도주하는 모습을 확보해 추적했다. 김 씨는 사건 발생 55시간 만인 22일 오후 6시 47분쯤 충북 단양의 한 리조트 앞 주차장에서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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