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4일 동해 상으로 시험 발사한 미사일의 사거리가 최대 4천500㎞에 달해 괌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 과학자 모임'(UCS) 소속 물리학자 데이비드 라이트는 북한 발사 미사일의 고도가 2천㎞가 넘고 비행시간이 30분에 달한다는 일본 정부 발표를 토대로 최대 사거리가 4천500㎞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고도가 2천㎞에 달했다는 것은 일부러 발사 각도를 높여서 '고각(高角) 발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이를 30∼45도의 일반적인 각도로 발사했을 경우에는 이 정도에 달한다는 것이다.
또 이번 미사일이 지난달 15일 북한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이동식 2단 액체 연료 미사일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북한 미사일 시험과 관련해 지금까지 나온 정보가 정확하다면, 이 미사일은 무수단 미사일보다도 사거리가 훨씬 긴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무수단 미사일 사거리는 약 3천㎞로 북한에서 미군기지가 있는 괌까지 거리보다는 조금 짧다. 라이트의 추정대로 이번 미사일 사거리가 4천500㎞에 달한다면 괌에 있는 미군기지도 타격 범위 안에 들어간다. 북한에서 괌까지의 거리는 약 3천500㎞다.
뉴욕타임스(NYT)도 미사일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괌을 포함한 태평양 지역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도 이번 미사일의 사거리가 4천㎞를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오전 5시 27분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고도가 2천㎞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형 미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방향이나 시기를 따져볼 때 러시아와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칼 슈스터 하와이 태평양대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방향이 러시아에 상당히 가까웠다며 "러시아에 '우리는 당신네도 건드릴 수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러시아에 '목소리를 내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러시아가 나서서 미국 주도의 북한 제재를 막아줄 것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미사일은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가 있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약 97㎞ 떨어진 곳에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스터 교수는 "(발사) 시기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며 "중국에 '나는 당신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개의치 않으며 독립적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러시아 극동 지역 방공부대들은 비상전투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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