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돌아온 자연산 명태…정부 연구소는 시큰둥

울진 앞바다서 7마리 발견…2014년부터 복원 프로젝트

한동안 종적을 감췄던 자연산 명태가 울진 앞바다에서 잇따라 발견돼 울진군이 반색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를 반겨야 할 국립연구기관에서는 표본 수령을 거부하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울진군에 따르면 올 들어 공식적으로 발견된 명태는 모두 7마리. 지난 4월 5일 울진군 기성면 앞바다에서 몸길이 55㎝의 명태 1마리가 발견된 데 이어 사흘 후 비슷한 곳에서 32㎝ 1마리가 발견됐다. 같은 달 30일에는 40㎝ 1마리, 35㎝ 1마리가 함께 발견됐으며 지난달 12일 역시 비슷한 지역에서 각각 29.5㎝, 37㎝, 31㎝ 길이의 명태 3마리가 그물에 걸려 올라왔다. 이들 모두 인위적으로 방류한 흔적이 없는 자연산으로 밝혀졌다. 특히 발견자 중 한 어민은 앞서 명태를 3마리 더 포획하고도 다른 생선으로 오인해 신고하지 않았다고 밝혀 비공식적으로 두 달간 10마리가 울진 앞바다에서 포획된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된 7마리 중 5마리는 안타깝게도 폐사했지만, 맨 처음 것과 마지막 무리에서 1마리 등 2마리는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태는 동태'황태'북어'노가리'코다리 등 다양한 별칭이 붙을 만큼 우리나라에서 친숙한 물고기다. 그러나 수온 상승과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최근 10년간 완전히 자취를 감췄었다. 국내 연간 명태 소비량은 25만t 정도지만, 대부분 러시아산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4년부터 248억원의 예산을 들여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 6월에는 강원도 속초 앞바다에 등지느러미에 작은 이름표를 붙인 명태 치어 1천 마리를 방류했다. 자연산 명태를 발견할 경우 마리당 50만원(몸 길이 40㎝ 이상의 경우에 한함. 이하는 30만원'폐사는 3만원)의 신고 포상금도 내걸었다. 현재 울진군은 해당 발견자들에게 신고 포상금 외에 표창을 수여하는 등 고무적인 분위기다. 향후 명태 복원 프로젝트에서 울진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명태 연구의 주체인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울진군의 기대와는 달리 시큰둥한 반응이다. 명태 표본조차 처음 것만 수령한 후 나머지 6마리는 아예 가져가지 않을 정도다.

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울진에서 발견된 명태는 자망(그물)으로 건져진 것으로 상처가 많아 어차피 가져가 봤자 살리지 못한다. 40㎝ 이상은 돼야 어미로 쓰는 등 효용가치가 높다"면서 "냉대성 기류를 타고 명태가 이동하는 경우도 많아 아직 동해안에 명태가 돌아오는 증거라 보기 어렵다. 향후 5, 6년은 지나야 명태 복원의 성패를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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