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와 구자욱이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름 사자'라는 별명답게 수은주가 올라가면서 삼성이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구자욱도 초반 부진을 딛고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중이다. 특히 교타자에서 거포로 변신하고 있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장타가 늘면서 중심 타선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삼성은 올 시즌 초반 극도로 부진했다.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4월 한 달 동안 단 4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마운드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타선의 침묵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해 타율 0.343를 기록하며 '2년차 징크스'란 말을 무색하게 했던 구자욱이 힘을 쓰지 못했다. 4번 타자 다린 러프까지 동반 부진, 삼성은 끝없이 추락했다.
5월 들어 삼성은 조금씩 달라졌다. 무엇보다 타선이 살아나면서 맥없이 무너지는 일이 줄었다. 4월 타율 0.143, 1홈런에 그쳤던 러프가 2군에 내려갔다가 돌아온 뒤 타율 0.330, 7홈런으로 날아올랐다. 구자욱도 부활했다. 4월 타율이 0.250에 그쳤으나 5월 0.337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감을 회복했다.
24일 현재 구자욱의 타율은 0.313. 이제 구자욱 걱정은 접어도 좋을 듯하다. 완전히 제 페이스를 찾은 모양새다. 구자욱의 기록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홈런 숫자. 정확히 올 시즌의 절반인 72경기를 소화한 24일 현재 14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는 2016시즌 108경기를 뛰면서 기록한 것과 같은 개수다. 애초 장타를 늘리겠다던 다짐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김한수 감독은 "스윙이 커지면서 헛스윙도 많아졌지만 장타도 크게 늘었다"며 "이젠 팀의 중심인 선수다 보니 의식적으로 장타를 노리고 공을 더 띄우려고 노력한 결과다. 자신이 팀에서 해야 할 몫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변화를 준 것이다. 스스로 느끼고 진화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구자욱에겐 좋은 교보재가 바로 옆에 있다. 그는 '살아 있는 교과서' 이승엽(41)을 보면서 배운다. 이승엽은 "원체 잘하는 선수인데 이야기를 할 게 뭐 있겠느냐"고 손사래를 치지만 실제론 구자욱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구자욱은 "어릴 적 우상과 함께하는 게 신기하고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이승엽 선배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메이저리거나 일본 선수 등 잘 치는 타자들의 영상을 보내주셔서 많은 참고가 됐다. 정말 고마우신 분이다"고 했다.
러프도 "가치가 아주 큰 선수"라며 구자욱을 칭찬한다. 그는 구자욱을 '5툴 플레이어(five-tool player)'라고 치켜세웠다. 이는 타격의 정확도와 힘, 안정된 수비, 강한 어깨, 주루 능력 등 다섯 가지를 갖춘 선수라는 의미다. 러프의 말처럼 구자욱은 땅볼 타구에도 전력 질주한다. 자신은 끊임없이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시도하고, 수비 땐 강한 어깨를 무기로 상대가 한 베이스를 더 가지 못하게 막는다.
구자욱은 곱상한 외모와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이미 리그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스타가 됐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몸을 사리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남다른 승부욕 덕분에 경기 후 그의 유니폼이 깨끗한 날은 드물다. 그는 아직 젊고 보여줄 것은 훨씬 더 많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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