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립대 등록금 인상 요구…입학금 폐지 무산

최종 세부사항 합의서 무산

사립대 입학금의 단계적 폐지를 놓고 교육부와 대학 측의 최종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내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될 사립대학의 입학금 폐지 여부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20일 사립대학총장협의회(이하 사총협)와 간담회를 열어 입학금 폐지 세부사항에 대해 합의를 시도했지만 결렬됐다고 22일 밝혔다.

사총협 회장단은 앞서 지난 13일 입학 업무에 쓰는 실비(20%)를 뺀 나머지 금액을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교육부와 합의했다. 하지만 사총협이 구성한 입학금 제도개선 소위원회가 입학금 폐지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등록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양측의 입장 차가 커졌고, 결국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서 등록금 1.5%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한 수도권 사립대의 경우 입학금은 약 90만원, 등록금은 연 800만원 이상이다. 입학금을 한 해 10∼16%가량씩 5∼8년간 낮추는 방안이 거론돼 온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 입학금을 9만∼15만원가량 덜 받는 대신 등록금을 12만원 더 받겠다고 한 셈이다.

2000년대 들어 등록금 인상 폭이 커지고 교육비 부담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정부는 대학등록금 인상률이 최근 3년간 물가상승률 평균의 1.5배를 넘지 못하도록 2010년 고등교육법을 손질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2013년 이후 1% 안팎을 유지한 데다 정부가 재정 지원사업 등을 통해 등록금 인하'동결을 유도하고 있어 대부분 대학이 등록금을 제자리에 묶어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사립대는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에 등록금 인상 허용을 촉구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을 (입학금 폐지) 조건으로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앞으로 입학금 폐지는 개별 대학이 자율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이드라인 마련에는 실패했지만 국'공립대가 이미 입학금 폐지를 선언한 데다 입학금 폐지가 대선 공약인 만큼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대학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단계적으로 입학금을 없애는 대학에는 국가장학금(Ⅱ유형)과 일반재정 지원사업에서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다음 달 중으로 입학금 폐지'축소에 나서는 대학을 대상으로 입학금 폐지 계획서를 제출받을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학금 폐지에 참여할 대학을 조사해 재정 지원 검토 자료를 작성하는 한편 별도 시행령을 만들어 입학금 사용 기준을 마련하고 사용처를 공개하도록 함으로써 입학금이 적정하고 투명하게 쓰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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