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을 '대결 행각'이라고 비난했다.
외무성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취임 후 처음으로 아시아 행각에 나선 트럼프가 지난 5일부터 우리 주변을 돌아치고 있다"며 "우리 공화국의 자위적 핵 억제력을 빼앗아 내려는 호전광의 대결 행각"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담화는 "손아래 동맹국들의 돈주머니를 털어내어 미국 군수독점체들의 배를 채워주기 위한 전쟁상인의 장사 행각에 불과하다"면서 "세계의 평화와 안정의 파괴자로서의 진면모를 낱낱이 드러내 놓았으며 조선반도(한반도)에서의 핵전쟁을 구걸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트럼프가 지난 9월 유엔총회 마당에서 우리 공화국의 절멸이라는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댄 데 이어 이번에는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전면거부하는 망발을 늘어놓으면서 우리 국가를 악마화하여 우리 정부와 인민을 갈라놓고 조선(북한)과 국제사회를 대치시켜보려고 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8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에서 북한을 '감옥 국가' '잔혹한 체제' 등으로 지칭한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담화는 그러면서 자신들의 핵 보유에 대한 정당성을 언급하고 "악의 제국 미국과의 대결에서 반드시 최후승리를 이룩하고야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번 반응은 지난 5∼10일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3국 방문이 끝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회연설에서 김정은 체제의 인권침해 실태와 비합리성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김정은을 '폭군', '잔혹한 독재자' 등으로 규정했다는 측면에서 북한이 공식적으로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성명보다 급이 낮은 담화라는 형식을 취했고, 비난이나 반발의 수위도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일단 반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되 앞으로 남은 순방 일정에서의 행보와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 다낭에 도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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