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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통신] 끊임없이 반복되는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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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는 전쟁 용어가 난무한다. 십자포화, 집중포화, 칼끝대치, 총성, 전운, 전선, 화염 같은 직접적인 전쟁 용어부터 야전사령관, 저격수, 전위대, 2중대 등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 집단을 병사나 군사 집단에 비유하기도 한다.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는 "정치권에선 환부를 후벼 파는 말들이 오가기 십상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무서운 말은 좌시하지 않겠다'라는 것"이라며 "말 그대로라면 가만히 앉아있지 않겠다는 뜻인데, 곱씹어 보면 상대가 화가 나서 일어날 경우에는 무슨 일을 할지 짐작이 안 가기 때문에 두려워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정치권에 전쟁 용어가 난무하는 이유는 전쟁터만큼 치열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국회에 입성하기 위해 상대 후보와 혈투를 벌여야 하고, 거기서 살아남아 원내에 입성하더라도 당과 지도부를 위해 언제든 전사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또 정치는 눈에 보이는 재화를 생산해 내는 곳이 아니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말로 하는 것이다. 한마디 실수로 인해 바닥으로 추락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대표적인 게 '노인 폄훼 발언'이다. 말 한마디로 해당 후보는 그해 대선을 말아먹었다.

그러다 보니 부정적 언어가 발달된 곳이 정치권이다. 분노와 각오의 표현으로 정치인들은 전쟁 용어를 곧잘 도입하는 것이다.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 '노무현 개XX'(이한구) '홍어X'(김태호) '미친 X'(신경민) '귀태'(홍익표) '명박급사'(김광진) '세작'(김경협) 등 저속하고 끔찍한 언어를 여과 없이 쏟아내는 곳도 바로 정치권이다.

문제는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정치집단 간의 전선이 갈수록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엔 휴전도 통일도 없어 보인다. 민주주의가 도입된 이후부터 냉전과 반목, 무차별 공격과 증오만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한 언론인은 적폐청산 작업을 보면서 "박근혜의 본관인 고령 박씨와 남평 문씨, 광주 노씨와 경주 이씨 문중 간에 몇백 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한을 만들어 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암울한 심경"이라고 했다. 이는 600년간 이어진 청송 심씨와 반남 박씨 간 금혼사를 비유한 것이다. 금혼 이유는 세종대왕의 장인, 심온이 역모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국문'사사 당하는 과정에서 반남 박씨 박은이 무고'참소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종합하면 현 정권이 추진하는 적폐청산 작업은 새로운 악연을 만들어 적폐를 재생산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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