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 지방자치단체들의 잇단 '채무 제로 선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는 등 재정 건전성 높이기에 힘쓴 결과라고 풀이하면서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단체장들의 홍보성 행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경북도 채무 제로를 선언한 기초단체는 김천시, 의성군, 청도군, 고령군, 봉화군, 안동시, 영천시, 칠곡군 등 8곳이다. 이 가운데 칠곡군은 지난 2012년 715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지난달 26일 국비로 상환해야 하는 채무인 '왜관하수종말처리장 고도처리 시설'(4억원)을 제외하고 다 갚아 군비 부담 일반채무 제로를 달성했다. 왜관하수종말처리장 고도처리 시설의 경우 군비가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 전액 국비사업이므로, 국비가 내려와야 갚을 수 있다. 즉, 군 임의대로 갚을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칠곡군이 최근 일반채무(군비) 제로 선언을 한 것에 대해 채무가 남아 있으면서도 단체장 치적을 위해 과잉 홍보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군은 알토란 같은 자산을 매각하거나 꼭 필요한 사업 등을 없애 무리하게 빚을 청산하는 식의 쉬운 길은 선택하지 않았다. 부채 상환을 위한 재원은 고질 체납세 징수, 낭비성 예산 감축, 행사 경비 절감, 선심성 보조금 관리 강화 등을 통해서 마련했다. 아울러 지방채 상환에 따른 부족한 재원도 각종 공모사업과 중앙부처 및 경북도청을 상대로 한 '세일즈 행정'을 통해 확보했다.
실제 칠곡군은 그동안 부채 상환을 하면서도 굵직굵직한 국'도비 지원사업을 유치 및 추진해왔다. 사업비 488억원 전액을 국비로 지원받은 왜관3산단 진입도로를 비롯해 관호산성(130억원), 역사너울길(120억원), 꿀벌나라테마공원(107억원), 한미 우정의 공원(28억원), 박귀희 명창 기념관(111억원) 등이 그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칠곡군의 채무 제로 선언을 놓고 실질적으로 채무 제로가 아닌데 단체장의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 과도한 홍보를 한다고 평가절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 녹아 있는 진실과 꿈마저 짓밟아버리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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