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탓에 청도 운문댐 수위가 크게 낮아지면서 금호강에서 원수를 가져와 수돗물로 공급하려던 사업이 '흙냄새'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금호강에서 수돗물을 취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시는 여과 시설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흙냄새가 완전히 가시지 않는데다, 여름철에는 수질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6일 동구'수성구 일부 지역 12만 가구(인구 23만 명 추정)에 금호강에서 취수한 수돗물의 공급을 시작했다. 대구시와 국토교통부는 극심한 가뭄으로 운문댐 수위가 낮아지면서 취수가 어렵게 되자 지난달 31일 금호강 물을 끌어 쓰는 경산취수장(금호강 비상급수시설)을 준공했다. 대구시는 애초 이달 1일 시험 통수를 한 뒤 1~2일 내에 금호강 수돗물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질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금호강 수돗물에서 흙냄새를 유발하는 지오즈민 검출량이 급증하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지난달 29일 금호강 원수에서는 지오즈민이 앞선 측정치(0~4ng/ℓ, 1ng(나노그램)은 10억 분의 1g)보다 최대 19배나 많은 19ng/ℓ가 검출됐다. 환경부 권고 기준인 20ng/ℓ를 약간 밑도는 수치다. 지오즈민은 인체에 해가 없지만 수온이 오르고 물이 증발하면 흙냄새를 내는 특성이 있다.
이는 금호강에 유지수를 공급하는 영천댐의 방류량이 늘면서 금호강 바닥에 가라앉았던 흙이 떠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영천댐 물을 금호강에 방류해 수량을 보충, 경산취수장으로 물을 끌어온 뒤 대구 고산정수장을 거쳐 동구와 수성구 일부 지역에 물을 공급한다. 그러나 영천댐 방류량이 하루 18만5천t에서 30만t으로 늘면서 금호강의 유속이 크게 빨라졌고, 금호강 바닥에 침적된 조류와 방선균이 함께 떠내려왔다는 것이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고산정수장 착수정(취수한 물이 처음 도착하는 곳)에 활성탄 주입시설과 급속여과시설을 강화하는 등 냄새 제거에 나섰다. 다만 기온이 오르면 남조류가 증가하는 등 금호강 원수의 수질이 나빠질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김문수 대구상수도사업본부장은 "금호강 수돗물에서 미약한 흙냄새가 날 수도 있으나 5분 이상 물을 끓이면 냄새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 매일 수질을 검사하고, 시설 관리에 집중해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상수도본부는 운문댐 취수원에서도 지난해 6월 이후 지오즈민 검출량이 다소 증가함에 따라 이르면 오는 8월까지 60억원을 들여 활성탄 흡착 처리시설을 설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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