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권력형 부패수사를 담당하며 '반부패 영웅'으로 불리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는 5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의 체포를 명령했다.
모루 판사는 룰라 전 대통령에게 6일 오후 5시까지 남부 쿠리치바시에 있는 연방경찰에 자진 출두하라고 통보했다.
모루 판사는 "룰라가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전직 대통령인 점을 고려해 그에게 연방경찰에 자진 출두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제구인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상파울루 시내에 머물던 룰라 전 대통령은 상 베르나르두 두 캄푸시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이동했으며, 변호인단은 룰라 전 대통령이 자진출두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루 판사의 체포 명령은 연방대법원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룰라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요청을 기각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신속하게 이뤄졌다.
연방대법원은 4일 오후부터 5일 새벽까지 11시간 넘는 격론 끝에 찬성 5명, 반대 6명으로 룰라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정부 계약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복층 아파트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9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올해 1월 말 2심 재판에서는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룰라 전 대통령에게 체포 명령이 떨어짐에 따라 올해 대선 출마 시도는 사실상 좌절된 것으로 보인다. 룰라 자신도 측근들에게 대선 출마가 어려워졌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자당(PT)을 비롯한 좌파 정당들은 룰라 체포 명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노동자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룰라 전 대통령 체포'수감은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빈곤노동자단체(MSTS) 대표로 사회주의자유당(PSOL) 대선 주자인 길례르미 보울루스는 "우리는 룰라와 함께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민주적 저항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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