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서 최대 관심사였던 자유한국당 경북도지사 후보 경선이 마무리되면서 6'13 지방선거의 본 게임이 사실상 시작됐다. 지난 9일 한국당 경북도당 강당에서는 경북도지사 최종 후보 발표가 있었다. 지역 국회의원 3명과 3선 시장 출신 후보 1명이 3~4개월간 치열한 경쟁을 벌인 뒤여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북도지사 후보에는 김천 출신의 이철우 국회의원이 확정됐다.
경선 기간 힐난과 고발이 반복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안긴 상처도 적지 않았다. 경선이 끝나면서 이 같은 상처가 치유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끈다. 그동안 서로에게 총질을 해댔던 각 후보들의 당원들도 일상으로 돌아가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도지사 후보 결정 뒤에도 한국당 경북도당은 여전히 공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당 경북도당은 연일 이어지는 공천 탈락 후보자와 지지자들의 농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북 전체에 공천 탈락자와 공천자와의 싸움판이 벌어질 기운마저 느껴진다. 공천 결과를 두고 탈락자와 지지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공천 심사가 중단되는가 하면 경북도당 사무실 점거 농성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선정 후보자의 자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재심 요청이 이어져 경북도당 공관위와 후보자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공천 파동을 바라보는 도민들은 추한 공천 싸움이라면서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당은 대선에서 패배를 한 뒤 야당으로 전락했다. 그 여파는 한국당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경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경북에서 선출직에 나서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한국당 공천에만 목을 매고 있다.
공천 결과가 발표돼도 일부 당원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시 하라고 떼를 쓰기까지 한다. 일개 정당의 공천 갈등 문제 같아 보이지만 이제 경북은 더 이상 어느 정당의 공천 문제라고 쉬이 넘길 수가 없다. 이렇게 경북에서 한국당 공천에 집착하는 모습이 문재인 정부에서도 재연되는 것이 의아하다는 사람들도 많다.
공천 잡음은 4년 전 지방선거 때보다 더 심해졌다. 경북에 초선 국회의원들이 많아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국회의원과 지역 단체장들의 불화는 고스란히 지역민들의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김석기 도당위원장의 지역구인 경주와 의성, 경산, 상주, 예천, 안동으로 공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 언론에는 한국당 공천 관련 기사가 넘쳐나는 반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 다른 정당의 이름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경북에는 한국당 후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북도민들은 한국당에 대한 지극한 애정만으로 그들에게 많은 표를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경북도민들은 새로운 정당과 인물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다. 지난 보수당 정권 9년과 보수 도지사 집권 12년을 거치면서 목이 타는 듯한 목마름을 느꼈을 수도 있다. 경북은 보수라는 매너리즘에 빠져 그 갈증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당만으로는 경북의 갈증을 해결할 수는 없다. 앞으로 더 목이 마를 수도 있을 것이다. 무조건 많이 마신다고 갈증은 해결되지 않는다. 무엇을 마시는가에 따라 갈증이 한 번에 해결될 수도 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도민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 다시 경북에서는 한국당 소속 후보들의 단체장 독식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 후보들이 단체장에 당선된다면 예산 확보와 지역 발전을 위해 여당 시절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당 후보 개인은 도지사, 시장, 군수로서 입신양명의 길을 걸을 수 있다. 하지만 경북도민들은 야당 단체장이 여당 정권에서 맞아야 할 찬 서리를 온몸으로 대신 맞아야 할 처지에 놓일지도 모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어떤 선택을 할지는 경북도민들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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