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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비핵화도 전에 '평화체제' 운운하는 청와대의 본말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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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지금의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청와대의 구상은 남북 정상회담의 목적이 무엇인지 의아하게 한다.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목적은 처음부터 끝까지 북한의 비핵화이다. 그리고 비핵화의 의미는 북핵의 완전 폐기이다. 그런데 남북 정상회담 의제를 두고 청와대에서 나오는 소리에는 이런 목표 의식이 보이지 않는다. 무엇을 위한 남북 정상회담인가를 되묻게 하는 본말(本末)의 전도다.

물론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은 그 자체로 환영할 일이다. 남북의 군사적 대치를 종식하고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남북은 지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불가침에 합의한 데 이어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10'4 선언에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합의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북한의 집요한 핵개발 때문이었다.

청와대는 이런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평화체제 구축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그 행동이란 바로 북한의 비핵화다. 북한 김정은이 지난주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에게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고 하지만 여전히 '말'의 단계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빼고 평화협정 체제 논의만 얘기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말대로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평화체제는 북한의 비핵화가 확인'검증되고 난 뒤에 북한에 제공할 보상의 일환이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는 일을 거꾸로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북핵 문제 해결에 관한 한미 양국의 자세를 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논의를 주도하고 문 정부는 뒤로 빠져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이 가장 절실한 당사자는 우리다. 미국보다 더 강력한 의지로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해도 과연 목적한 바를 이룰지 장담하기 어려운 판에 청와대는 마치 비핵화는 기정사실인 양 섣부른 평화체제 구축 얘기만 한다. 이런 식이라면 남북 정상회담에서 국민 모두가 기대하는 성과를 얻게 될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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