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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의 대북 유화 자세, '북핵 폐기'는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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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난 이후 북미 정상회담이 우리의 기대에 어긋나게 결말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공식화하면서 “하나의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한 번의 만남으로 모든 것이 다 된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했고, “최대 압박이란 용어를 더 쓰길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동안 일관되게 강조해 온 ‘완전한 비핵화’(CVID)에서 크게 달라진 자세다.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로 미국이 목표를 수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이라면 우리에겐 재앙이다. 이름만 ‘비핵화’일 뿐 실질적으로는 북한의 핵 보유 장기화이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북한 핵 폐기라는 최종 목표의 달성을 요원하게 한다.

북미 정상회담이 이렇게 결말지어지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다. 벌써부터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전향적으로 돌아선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김정은의 의도대로 됐을 경우 이런 실패를 가리기 위한 정치적 이벤트로 ‘종전선언’을 구상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허울뿐인 비핵화의 대가로 남한이 엄청난 대북 경제 지원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대북 경제 지원에서 미국은 빠지겠으며 남한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남한이 대북 지원 비용을 대부분 떠안으라는 소리다.

이런 우려와 예상이 현실로 바뀌었을 경우 과연 우리 국민은 이를 수용할 수 있을까? 북핵 문제가 이런 식으로 미봉된다면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북미 정상회담이 과거 실패의 재연이 안 되도록 할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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