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봉사단체를 찾아서] 달구벌상록봉사단

달구벌상록봉사단은 7일 달성공원에서 어르신 500여 명에게 국수 무료급식을 했다. 달구벌상록봉사단 제공
달구벌상록봉사단은 7일 달성공원에서 어르신 500여 명에게 국수 무료급식을 했다. 달구벌상록봉사단 제공

"음식을 먹으러 오는 어르신들의 표정이 처음에는 어두웠는 데 밥을 먹고난 후 밝은 얼굴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뻐요."

이종진 회장
이종진 회장

7일 오전 10시 달성공원 무료급식소. 녹색 조끼를 입은 봉사자 20여 명이 모였다. 공원 주변 어려운 이웃에게 점심으로 국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봉사자들은 우선 창고에서 음식조리 기구를 옮겨와 수돗가에 배치해 놓는다. 화로에 불을 붙이고 솥을 올려 물을 끓인다. 또 마늘과 양파를 깐 뒤 씻고 부추를 썬다. 국수가 솥 안에서 눌어붙지 않도록 주걱으로 젓고 건져 내 찬물에 씻은 후 한 그릇씩 정성껏 담아낸다.

낮 12시가 되자 급식이 시작됐다. 한끼를 먹기 위한 어르신들의 줄은 40m 정도 늘어져 있다. 먼저 먹겠다고 밀고 당기는 사람도 있다. 어르신들은 국수 한그릇씩 받아 공원 벤치에 앉아 '후루룩~ 후루룩~' 맛있게 먹는다. 휠체어를 타고온 어르신에게는 봉사자가 직접 벤치까지 국수를 갖다준다. 이날 국수는 500여 명에게 제공됐다. 급식이 끝난 후 봉사자들은 식기와 수저를 깨끗이 씻어 다시 창고에 넣었다. 이날 무료급식 봉사는 달구벌상록봉사단이 도맡아 했다.

달구벌상록봉사단은 2009년 설립됐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대구지부에서 자원봉사 교육을 이수한 퇴직 공무원 30명이 지역사회 봉사를 위해 만들었다. 이종진(70) 씨가 회장으로 추대돼 지금까지 봉사단을 이끌고 있다. 기다리는 봉사가 아니라 지역사회 어느 곳이든 찾아가는 봉사를 모토로 하고 있다. 회원들의 나이는 65~70세로 월 회비는 없다. 달구벌상록봉사단은 2013년 설립된 대경상록자원봉사단의 원조다. 이 회장은 대경상록자원봉사단 부단장을 2년간 지내기도 했다.

달구벌상록봉사단은 매월 첫째주 목요일 달성공원에서 10년째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매회 회원 20여 명이 함께할 만큼 참여율이 높다. 회원들은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달성공원 무료급식소의 낡은 조리기구 3개를 교체해주기도 했다. 여름엔 국수를, 겨울엔 땅콩죽, 닭죽, 만둣국, 국밥을 제공하고 있다. 회원들은 음식을 먹고 가는 분들이 "맛있게 먹고 갑니다"라는 인사를 할 때 봉사의 참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달구벌상록봉사단은 매년 11월에는 연탄 배달봉사를 한다. 남산사회복지관에서 연탄을 마련하면 봉사단은 지정된 장소에 모여 연탄 700여 장을 가정에 배달한다. 골목 양편에 줄을 서서 서로서로 연탄을 주고받는 땀방울은 추운 겨울도 녹여낸다. 12월 초에는 중구청이 마련한 김장담그기 행사에 동참한다. 회원들은 머리에 수건을 쓰고 고무장갑을 끼고 배추 700여 포기에 양념을 섞어 가정에 배달 봉사를 한다.

이밖에도 봉사단은 2012년에는 회원들이 모은 성금을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 가정 두 곳에 전달했다. 2013년엔 장애인 요양시설을 방문해 수용인 10명에게 쌀, 빵, 우유 등 생필품을 제공하고 격려했다.

이종진 회장은 "회원들은 단합, 참여율, 열정, 친절 등 봉사정신이 투철하다"면서 "여름엔 양파 수확, 가을엔 사과 따기 등 농촌일손돕기 봉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립니다=지역사회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숨은 민간 봉사단체를 지면에 소개해드립니다. 공연, 무료급식, 이미용, 물품나누기, 집짓기, 재능기부 등 순수한 봉사단체라면 가능합니다. 연락처 010-3510-7216, 메일 dotory125@msnet.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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