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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케인이 러시아 월드컵 득점왕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6편

해리 케인, 로멜로 루카쿠, 앙트완 그리즈만, 킬리안 음바페 모두 1경기씩 남아
3·4위전 득점은 결승전의 3배
1998 프랑스 월드컵 수케르, 3·4위전에서 골 성공해 득점왕 등극

해리 케인 7월 12일 현재 러시아 월드컵 득점 6골 선두. 매일신문DB
해리 케인 7월 12일 현재 러시아 월드컵 득점 6골 선두. 매일신문DB

결국 득점왕 후보들은 골을 못 넣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전에서 말이다. 6골의 해리 케인(잉글랜드), 4골의 로멜루 루카쿠(벨기에), 3골의 앙트완 그리즈만 및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모두.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지도 않았다. 12일 잉글랜드 대 크로아티아 전에서 마리오 만주키치(크로아티아)가 결승골을 기록했지만, 만주키치의 이번 대회 통산 득점은 2골에 불과하다.

이제 남은 건 한 경기씩이다. 프랑스 대 크로아티아의 결승전(16일 자정), 그에 앞서 잉글랜드 대 벨기에의 3·4위전(14일 오후 11시)이 남아있다.

◆득점왕 경쟁자 4인 한 경기씩 남아
이런만큼 '득점왕 경우의 수'도 줄어들었다. 토너먼트 후반부에서 골잔치가 펼쳐진 경우는 극히 드물어 루카쿠가 2골 이상, 그리즈만 및 음바페가 3골 이상, 현재 2골을 기록중인 만주키치와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가 4골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은 적다. 물론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 독일 대 브라질의 경기(7대1 독일 승리) 같은 희귀한 골잔치 사례가 있었긴 하다.

이는 이번 대회 토너먼트 후반부에서 주요 공격수들이 상대 수비수를 몰고 다니며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모습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장 직전 4강전에서도 프랑스 대 벨기에 경기에서는 수비수 사무엘 움티티(프랑스)가 경기의 유일한 골을(1대0 프랑스 승리), 잉글랜드 대 크로아티아 경기에서도 이날 터진 3골(2대1 크로아티아 승) 중 1골이 수비수 키에런 트리피어(잉글랜드)의 것이었다. 물론 이는 모든 공격수가 수비에도 전력을 쏟고, 모든 수비수가 필드 플레이는 물론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열일'하고 있는 요즘 축구에서 익히 볼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 16강부터 4강까지 토너먼트 경기들 대부분이 1점차를 넘기지 않는 강한 텐션의 경기들로 구성된 바 있다.

16강 브라질 대 멕시코 경기가 2점차(2대0 브라질 승리), 8강 프랑스 대 우루과이 경기 역시 2점차(2대0 우루과이 승리), 8강 잉글랜드 대 스웨덴 경기도 2점차(2대0 잉글랜드 승리) 등 3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1점차 승부였거나 연장전까지 무승부로 가서 승부차기로 승패를 가렸다.

◆3·4위전 득점은 결승전의 3배? 결승 진출 좌절 맛 본 해리 케인·루카쿠 오히려 유리
이러한 텐션이 결승전 및 3·4위전까지 이어질지가 바로 득점왕 경쟁 구도의 마지막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앞서 해리 케인이 러시아 월드컵 득점왕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5편 기사(매일신문 7월 11일)에서는 3·4위전에서 결승전보다 골이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2002 한일 월드컵부터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합산해보면 3·4위전 17골 VS 결승전 6골. 3·4위전에서 결승전의 3배가량 되는 골이 터졌다.

이 흐름이 러시아 월드컵에도 이어진다면, 3·4위전을 치를 예정인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과 벨기에의 루카쿠가, 결승전을 치러야 하는 프랑스의 그리즈만 및 음바페보다 유리하다. 두 경기의 전술 역시 3·4위전은 우승컵에 대한 부담을 조금 내려놓은 가운데 강공 대 강공의 구도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결승전은 토너먼트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짠 수비 대 더 짠 수비의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3·4위전에서 해리 케인과 루카쿠는 자유로운 골 미션을 부여받을 수 있지만, 득점만큼 실점에도 신경 써야 하는 결승전에서 그리즈만과 음바페는 직접 골을 넣기 보다는 수비수를 몰고 다니거나 골을 다른 선수에게 배급해주는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는 것. 여기서 득점왕 경쟁자들의 득점 환경이 엇갈릴 수 있다. 이 경우, 다시 해리 케인이 루카쿠보다 유리해진다. 이미 2골이나 앞서 있어서다.

좋은 사례가 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득점왕 다보르 슈케르(크로아티아)는 3·4위전에서 1골을 추가해 총 6골을 기록, 당시 5골을 기록중이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안 비에리(이탈리아)를 제치고 득점왕에 오른 바 있다. 끝까지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한편, 12일 기준 러시아 월드컵 득점 순위는 이렇다. 최근 며칠째 변화가 없다.

▶1위 해리 케인(잉글랜드) 6골

▶2위 로멜루 루카쿠(벨기에), 데니스 체리세프(러시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4골

▶5위 앙트완 그리즈만, 킬리안 음바페(이상 프랑스), 디에고 코스타(스페인), 아르템 주바(러시아), 에딘손 카바니(우루과이), 예리 미나(콜롬비아) 3골

(7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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