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남구 이천동에서 만나는 한국 근대미술의 거장 '이인성 벽화거리'

‘건들바위’, ‘해당화’ 등 대표작 10점 타일벽화로 조성돼

대구 남구 이천동에 이인성 벽화거리가 조성됐다. 24일 오후 이인성 화가 아들 이채원(오른쪽) 이인성기념사업회 회장이 타일벽화로 조성된 이인성 화가 작품을 내빈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왼쪽 첫 번째는 이인성기념사업회 홍보대사 배우 안성기, 왼쪽 두 번째는 조재구 남구청장.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남구 이천동에 이인성 벽화거리가 조성됐다. 24일 오후 이인성 화가 아들 이채원(오른쪽) 이인성기념사업회 회장이 타일벽화로 조성된 이인성 화가 작품을 내빈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왼쪽 첫 번째는 이인성기념사업회 홍보대사 배우 안성기, 왼쪽 두 번째는 조재구 남구청장.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24일 오후 대구 남구 이천동 이인성 벽화거리. 25m 가량 이어진 담장을 따라 대구가 낳은 한국 근대미술의 거장 이인성 화백의 작품이 조성돼 있었다.

2m 높이의 담장에는 이인성 화백의 대표작인 '건들바위'와 '해당화', '가을 어느 날', '카이유' 등 10점의 작품이 타일벽화로 재탄생했다. 이 곳은 대구 남구청이 국토교통부의 도시활력증진사업의 하나로 조성한 이천동테마거리 1단계 사업의 결과물이다. 테마거리의 중심에는 이인성 화백의 기념비가 조성됐다.

남구청은 이인성 테마거리 외에도 이 곳에 마을축제용 무대와 고려청자 포토존 등도 조성할 방침이다. 이 곳에 문화ㆍ예술 테마거리를 조성해 제2의 '김광석길'로 만들 계획이다.

이날 열린 제막식에는 이인성 화백의 아들인 이채원 이인성기념사업회장을 비롯해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배우 안성기 씨와 조재구 남구청장, 홍대환 남구의회 의장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아버지는 '단무지보다 대구 된장이 그립다'고 자주 말씀하실 정도로 고향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면서 "아버지의 전성기 작품들이 대구에서 많이 나온 것도 그런 이유"라고 했다.

아소 이인성(1912~1950)은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서양화가다. 1935년 제14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최고상인 창덕궁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조선미술전람회 6회 연속 특선, 일본 제국미술전람회 입선과 특선을 거머쥐며 '조선의 보물'. '화단의 귀재'라고 불렸다.

1935년 귀국 후에는 고향인 대구에서 활동하며 '이인성 양화 연구소'를 설립해 후배 양성에도 힘썼다. 이 화백의 주요 작품에는 '건들바위', '대구 앞산', '계산동 성당', '경주의 산곡에서' 등 고향의 지명이 들어간 작품이 많다.

이 회장은 "이천동은 아버지가 작품 '건들바위'를 남기며 작품활동에 전념했던 곳"이라고 했다. 또 작품'정원(1930년 작)'에 대해 "과거 삼덕동에 있던 아로수다방을 배경으로 했다" 며 "그림 속에 있는 여자아이가 내 큰누나"라며 조성된 벽화에 담긴 이야기들을 일일이 설명했다.

이날 제막식에 참석한 이인성기념사업회 홍보대사인 배우 안성기 씨는 "단짝 친구의 아버지였지만, 나중에야 이 화백의 표현기법과 향토적인 색감에 매료됐다"고 했다.

이 회장은 "아버지는 대구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고, 작품을 남겼을 정도로 이천동과 인연도 깊다"며 "앞으로 대구에 이인성을 기억할 공간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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