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시교육청, 진로상담교사 선발까지 의혹 있어서야

대구시교육청이 인기 있는 진로상담교사 선발을 두고 구설에 올랐다. 서류 심사를 할 때, 교육청 주관 활동에 참여한 경력 점수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다고 하니 아무래도 이상하다. 지원 예정 교사들이 ‘엉터리 배점’이라고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다.

서류 심사 점수가 100점 만점인데, 교육청과 관련된 ‘진로진학 관련 대외활동’ 항목에 24점을 배점했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대학원에 다니며 취득한 전문상담교사 자격증의 배점은 3점, 대구 전체 연구대회에서 1등급을 받아도 6점에 불과하니 뒷말이 나올 만하다. 부장 및 담임교사 경력 배점도 이해하기 어려운 항목이다. 부장 경력 5년 이상은 10점 만점을, 담임을 맡은 경력이 없더라도 6점을 받으니,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는 4점에 불과하다. 결국, 여타 경력 및 실적은 별다른 소용이 없고, 교육청 주관 활동의 참여 여부가 선발 잣대가 되는 셈이다.

좋게 보면 교육청 일에 협조적인 교사들만 노골적으로 챙기겠다는 의도인 듯하지만, 유치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확대 해석하면 일부에서 제기한 것처럼,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맞춤형 배점’일 가능성이다. 그럴 리가 없다고 믿지만, 워낙 상식 밖의 배점이다 보니 이런저런 의혹이 자연스레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교육청은 “평가에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타시도 교육청에는 이런 평가 항목 자체가 없거나 비중이 낮다.

진로상담교사는 교사들 사이에 인기 있는 ‘보직’으로 알려져 희망자가 넘쳐난다. 선발 과정에 뒷말이 무성하면 강은희 교육감과 교육 행정의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다. 요즘 대구시교육청이 중학교 무상급식, 학교 청소경비인력 고용 등으로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처럼 중요하지도 않은 일로 욕을 먹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틀렸으면 바로 바꾸는 것이 옳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