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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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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조향래 논설위원

어린 시절 집 주변이나 들판에서 가장 흔하게 접했던 곤충이 개미였다. 아이들은 무언가 바쁘게 돌아다니는 개미를 붙잡아 장난삼아 괴롭히거나 아예 개미집 입구를 무너트리고는 무심코 지켜보기도 한다. 게다가 개미가 성가실 때는 손가락으로 꾹 눌러 죽이는 경우도 있다. 개미의 입장에서는 이 같은 인간의 행위가 불가항력의 공포일 것이다.

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과학소설 '개미'는 바로 개미의 시선을 빌려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작은 생명체의 입장에서 바라본 인간의 모습이다. 개미들에게는 인간은 손가락 끝조차 범접할 수 없는 전지전능한 존재인 것이다. 소설 속에서 그것은 고차원의 세계와 신앙의 대상이기도 하다.

1998년 개봉작인 애니메이션 영화 '개미' 또한 개미의 시선으로 본 세상과 개미왕국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간적 시선의 사각지대를 개미의 관점으로 채우고 있다고 할까. 역설적으로 현대의 첨단 과학기술이나 기계 장비들은 개미에게서 영감을 얻거나 신체적인 특징을 모방하는 사례가 많다. 자기 몸보다 몇 배나 큰 짐을 지고 가거나 일사불란한 협력으로 물체를 옮기는 데서 역동적인 신체적 역학관계나 집단의 사회성에 대해 배울 것이 분명 있다. 옛사람들도 개미의 움직임을 통해 비가 오거나 장마가 지는 것을 예측했다.

개미가 지구상에 출현한 것은 1억 년 전으로 추산한다. 인류보다 먼저 나타나서 전 세계에 1만 종이 넘는 종족이 살아가고 있으니 그 생존력에 경외감마저 감출 수 없다. 개미를 한자로 의(蟻)라고 쓰는데, 우리말로는 '가야미'라고 하여 15세기 문헌에 등장한다. 우리나라에는 약 130여 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남미가 원산지인 맹독성 붉은불개미가 미국, 호주, 중국, 일본에 이어 한반도 곳곳에 상륙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 인천에서 처음 발견되던 붉은불개미가 내륙도시인 대구에 나타나더니 지난주에는 경기 안산에 수천 마리가 들어왔다. 전투력과 생존력이 강한 이 악성 외래종이 환경오염 및 생태계 변화와 더불어 우리에게 불가항력의 공포가 되는 일만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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