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 설립돼 대구 성서산단에서 차체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2차 협력업체 A사는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연 매출액 60억원 규모의 이 업체는 지난해 1% 적자에 이어 올해는 3~5%대 적자를 내다보고 있다. A사 대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적자의 경우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이 커 올해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업종 전반의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이 겹치며 오히려 적자폭이 커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실적 부진이 지역 자동차부품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자동차 부품 업종이 지역 제조업 생산액의 27%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 지역 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차 협력 상장사 89개 중 42개사(47.2%)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7%에서 2.8%포인트(p) 줄어든 0.9%에 그쳤다.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는 완성차 실적 부진 영향이 가장 크다고 호소하고 있다. 완성차 수익성 악화는 협력사의 수주물량 감소와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의 매출감소는 협력업체로 내려오면서 더 커진다. 납품단가 압박 등을 통해 원청업체 어려움을 협력업체로 전가하는 경우가 적잖다"며 "이번 3분기 현대차 영업이익률이 1.2%라면 지역 2, 3차 협력업체는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 불황에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던 수출조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자동차부품업종 수출은 미국과 중국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전년 대비 2.9% 줄어든 2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전년 대비 각각 11.1%, 12.1%로 가파르게 늘다 3분기에 올해 처음 감소세를 기록했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최근 지역 경제 동향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자동차 부품업인데 업종 자체가 꾸준히 부진하다"며 "증시 폭락으로 투자가 줄어 설비투자를 많이 하지 않고 환율이 낮아 수출 여건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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