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을철 야외에서 주의해야 할 질환  

권기태 칠곡경북대병원 교수(알레르기감염내과)

권기태 칠곡경북대병원 교수(알레르기감염내과)
권기태 칠곡경북대병원 교수(알레르기감염내과)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야외활동에 좋은 계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아쉬움에 가을 나들이 객들이 절정을 이루는 모양새다. 즐거운 늦가을 나들이를 망칠 수 있는 '가을철 열성 질환'의 예방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 쯔쯔가무시증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리면 유충에 있던 균이 사람의 몸 속에 들어가 전신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털진드기의 유충은 덤불이 우거진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된다. 사람의 땀구멍과 모공을 주로 무는데, 이 과정에서 가려움증이나 통증을 느끼기는 어렵다.

지역별로는 전남, 경북, 전북, 충남지역에서, 시기는 10월에서 12월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잠복기는 1~3주이다.

갑자기 시작되는 오한·발열·두통이 초기 증상이고, 이어서 기침·구토·근육통·복통 및 인후염이 동반되며 발진·가피(부스럼딱지)가 나타나고 림프절인 커진다. 가피는 피부가 겹치고 습한 부위 즉, 털진드기 유충이 숨기 좋은 곳인 복부(허리), 종아리, 가슴, 겨드랑이 등에서 많이 발견된다.

다발성 장기부전, 쇼크, 뇌증, 호흡부전과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으면 비교적 잘 치료되며, 사망률은 0.5~1% 정도로 낮다.

혈청형이 다양하여 백신 개발이 쉽지 않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이다. 풀이 많은 곳에서 작업하거나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팔, 긴 바지, 모자, 목수건, 토시, 장갑, 목이 긴 양말, 장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 신증후군 출혈열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집쥐나 등줄쥐가 무증상 상태로 타액, 소변, 분변을 통해 바이러스를 체외로 분비하고, 이것이 건조되어 먼지와 함께 공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연중 발생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10월~12월에 집중되어 있다.

전신 혈관의 기능 장애로 인해 저혈압, 쇼크와 신부전이 나타난다. 발열, 출혈, 소변량 감소가 3대 주요 증상이다.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잘 나타나며, 무증상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증상이 다양하다. 잠복기는 평균 2~3주이다. 조기에 진단하고 입원시켜 임상 경과를 면밀히 관찰하며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백신은 개발되어 있으나 예방효과에 논란이 많아서 군인, 농부 등 직접적으로 신증후군 출혈열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집단에게 제한적으로 접종을 권장한다. 산이나 풀밭에 가서 들쥐의 배설물과 접촉하는 것을 피하고, 야외활동 후 돌아왔을 때는 옷을 꼭 세탁하고, 샤워나 목욕을 할 것을 권장한다.

◆ 렙토스피라증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동물사람공통감염증이다. 사람은 감염된 동물로부터 병에 걸리게 되며, 원인균 렙토스피라는 보균동물의 신장에서 소변으로 배설되어 흙, 진흙, 지하수, 개울, 논둑물, 강 등을 오염시킨다. 사람과 동물은 오염된 소변에 직접 접촉하거나 간접적으로 오염된 물에 노출되어 감염된다. 사람간 전파의 거의 없다.

렙토스피라증은 추수 전 시기에 태풍, 홍수, 장마 등과 관련이 있어 9~11월에 집중되어 발생하는계절적인 특성을 보인다. 주 증상은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순이었으며, 심한 경우 폐출혈이 발생하고, 황달, 신부전으로 진행한다. 잠복기는 2~14일(평균 10일)이다.

백신은 없으며, 항생제를 투여하여 치료한다. 균 오염이 의심되는 고여 있는 물에서 수영하지 않고, 고여 있는 물에서 작업을 할 경우 피부 보호를 위한 작업복(특히 장화)을 반드시 착용한다.

도움말 권기태 칠곡경북대병원 교수(알레르기감염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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