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민간 위탁된 대구시 노상주차장이 '깜깜이 운영'에 맡겨져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해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데도 신용카드 결제가 불가능한데다 주차장 이용객 수나 수익 규모조차 거의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25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에서 유료로 운영되는 노상주차장은 대구시설공단 40곳, 각 구·군 57곳 등 모두 97곳에 이른다. 대구시설공단이 직영하는 7곳을 제외하면 모두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된다. 노상주차장이 적자 사업이고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다. 대구시설공단은 지난해 민간 위탁 계약금으로 7억3천383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민간 위탁된 노상주차장 이용객 수나 수익 규모는 정확한 집계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민간에서 운영한다는 이유로 매출이나, 수익, 연간 이용 인원 등의 실태 파악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설공단이 직영하고 있는 노상주차장 7곳의 경우 지난해 4억739만원의 수익을 냈고, 이용객은 29만4천225명으로 파악됐다. 이 수치를 단순 대입하면 매년 노상주차장에서 나오는 수익만 56억원이 넘고, 이용객도 연인원 400만 명을 웃도는 셈이다.
문제는 매년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노상주차장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노상주차장은 현금 결제만 가능하고 수기로 적은 일반영수증만 발행한다.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주는 노상주차장도 단 3곳에 불과하다. 이용객 수나 매출 규모를 축소해도 감시할 뾰족한 수단이 없다.
택시기사 김모(60) 씨는 "얼마 전 수능시험 당일 봉사 활동을 하러갔다가 주차요금을 냈는데, 현금만 요구해 당황했다"면서 "택시요금도 신용카드로 결제되는데, 노상주차장은 민간사업자라 카드가 안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대구시설공단 관계자는"민간사업자들은 수익에서 필요 경비를 뺀 차액으로 소득신고를 한다"며 "민간사업자가 임대료를 냈으니 세금 납부 여부나 신용카드 결제 등은 공단이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서울과 부산은 이미 신용카드 결제를 도입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는 세원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공평 과세가 가능해져 세금 탈루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수영구는 지난 8월부터 민락해변공원 노상주차장에 스마트폰으로 촬영만 하면 자동 입·출차 관리와 할인을 할 수 있는 카드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서울도 2020년까지 '무정차 자동결제 주차서비스'를 공영주차장 109곳에 도입할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직영 노상주차장을 대상으로 카드 결제를 시범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신용카드 결제가 수익 파악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민간 위탁입찰 조건에 카드 결제 부분을 넣을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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