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화폐 전성시대, 대구페이 가능할까?

망원시장 상인회가 이번 추석을 시작으로 2달동안 장을 본 물품을 담을 수 있는 장바구니 등 용기를 가져오는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18일 오후 망원시장 한 상인이 장바구니를 가져온 고객에게 인센티브로 지역화폐를 전달하는 모습. 연합뉴스
망원시장 상인회가 이번 추석을 시작으로 2달동안 장을 본 물품을 담을 수 있는 장바구니 등 용기를 가져오는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18일 오후 망원시장 한 상인이 장바구니를 가져온 고객에게 인센티브로 지역화폐를 전달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구시가 가칭 '대구페이'라는 이름의 모바일 및 지류 지역화폐 발행을 검토중인 가운데, 전국 지자체마다 지역화폐 발행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어 과연 대구 지역화폐 발행이 기대한 효과를 발휘할 지 주목된다.

할인액과 각종 유통비용 등을 감안하면 총 발행액의 10%가 지자체 부담으로 소요되지만, 과연 그만큼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에서만 유통된다는 점을 내세워 '지역 공동체'의 가치를 강조하는데다, 대형 유통업체를 제외한 소상공업체에만 유통되면서 대구 자영업자들의 살림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전국적으로 '고향사랑상품권' 등으로도 불리며 각 지역에서만 유통되는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곳은 모두 64곳이다. 올 연말까지 70여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강원도가 지난해 처음 시작해 올해 발행액이 830억까지 늘어났으며, 전남도도 '전남 새천년 상품권'이라는 이름의 지역화폐 발행을 검토중이다.

여기에다 모바일을 활용한 각종 '페이' 시스템도 가세중이다. 삼성이 갤럭시 휴대전화에 탑재한 삼성페이를 비롯해, 최근에는 QR코드 방식을 활용한 카카오페이, 그리고 정부차원에서 소상공인 수수료감면을 위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제로페이', 그리고 각 은행별 페이 시스템 등 다양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도 줄을 잇고 있다.

문제는 각 지자체마다 저마다의 이익을 앞세운 지역화폐가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과연 지역화폐가 당초 발행 취지에 맞는 효과를 내는 것이 더욱 힘든 환경이 됐다는 점이다. 특히 모바일 시스템에 있어도 다양한 형태의 '페이'가 등장하면서 굳이 수많은 결제시스템 중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대구페이'를 시민들이 얼마나 활용할까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제로페이는 서울시·중소벤처기업부를 주축으로 한 정부가 은행·민간 간편결제 사업자들과 협력해 구축하는 모바일 간편 결제서비스이다. 조만간 시범사업에 들어갈 예정으로 구매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바로 돈을 이체하는 직거래 시스템이라 신용카드 체크카드와 달리 판매자가 카드사 밴사에 내는 수수료가 없다.

하지만 최근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제로페이와 똑같은 시스템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페이'가 제로페이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가맹점의 입장에서는 두 곳의 결제 시스템을 모두 가입해야하는 번거로운 상황이 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또 하나의 모바일 결제수단을 휴대전화에 더 추가해야 한다. 더구나 제로페이의 경우 인터넷으로만 가입 가능한 카카오페이와 비교해 가맹을 위한 불편이 상당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벌써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임택 대구시 경제정책과장은 "유행에 따라가듯 대구 지역화폐를 도입하자는 것은 아니다"며 "이미 선행해 도입한 많은 지자체의 장단점과 대구가 처한 경제적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최적의 대구 지역화폐 도입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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