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중단사고 시공에 문제 있었나

부서진 부품 고정한 앵커볼트는 인장 강도 적합…일부 용접 부실 의혹 나와

시민단체와 학계, 건설업계 관계자 등 15명으로 구성된
시민단체와 학계, 건설업계 관계자 등 15명으로 구성된 '3호선 궤도 빔 외부전문가 안전위원회'는 4일 오후 대구도시철도공사에서 3차 회의를 열고 사고 원인에 대해 논의했다. 김근우 기자

지난 10월 발생한 대구도시철도 3호선 열차 운행 중단 사고(본지 10월 3일 자 1, 5면 등 보도)의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 절차가 올해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특히 사고가 난 궤도빔에 사용된 부품 결함보다는 부실 시공이 원인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3호선 궤도 빔 외부전문가 안전위원회'는 4일 대구도시철도공사에서 열린 3차 회의에서 "궤도 빔에서 떼어낸 '앵커볼트'에 대한 인장강도 시험 결과 국가 표준 규격 기준치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안전위원회는 지난달 12일 사고가 난 궤도빔 선로에서 연결장치인 핑거플레이트를 결합하는데 사용된 앵커볼트 시편 36개를 채취해 한국건설품질연구원 등 전문기관에 인장 강도(재료가 단위면적 당 견딜 수 있는 최대 하중) 및 굽힘 시험을 의뢰했다.

이는 일각에서 "앵커볼트 일부가 애초 계획보다 약한 재료를 사용했거나, 잘못 결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시민단체와 학계, 건설업계 관계자 등 15명으로 구성된
시민단체와 학계, 건설업계 관계자 등 15명으로 구성된 '3호선 궤도 빔 외부전문가 안전위원회'는 4일 오후 대구도시철도공사에서 3차 회의를 열고 사고 원인에 대해 논의했다. 김근우 기자

만약 인장 강도에 이어 굽힘 시험에서도 앵커볼트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 시공 상 문제가 있거나 결합 부위의 피로파괴가 원인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서 앵커볼트 6개 중 4개는 설계대로 기계식 용접인 스터드 용접으로 마무리됐지만, 2개는 도금이 되지 않은데다 수작업으로 용접을 했고, 그 중 하나는 불량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굽힘 시험에서 앵커볼트가 불량이었던 것으로 드러난다면 제작 업체 측에 책임을 묻게 된다. 볼트를 만든 재료가 기준치보다 낮은 연성(延性)을 지녀 하중을 견디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이번 사고로 2억여 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전위원회는 오는 20일 4차 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짓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내놓을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고는 대구도시철도 3호산 팔달철교 구간에서 궤도 빔 연결장치인 핑거 플레이트가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파손되면서 전기설비를 지탱하던 절연체를 부숴 전기 공급을 끊으면서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7천450개의 핑거 플레이트를 모두 새로 개발한 충격완화형 플레이트로 교체해 재발을 막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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