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이 지난 6월 지방선거 이후 처음 주요 당직자 간담회를 갖고 총선 압승을 기원했다. 국회의원과 대구시장, 대구의 선출직 단체장, 지방의원 등 200여 명이 모였으니 분위기는 짐작할 만하다. 2020년 총선 압승과 보수 세력의 재건 등 정부 여당에 대한 투쟁을 결의하는 목소리는 컸다.
그러나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면 한국당의 이런 모습은 가당찮다. 지난 선거에서 공천을 둘러싸고 칼자루를 휘두른 대구 국회의원들의 갑질 횡포는 어떠했는가. 이해할 수 없는 공천이 난무하면서 숱한 잡음과 갈등을 낳지 않았던가. 공천 후유증과 함께 선거 이후 탈락 정치인들과의 알력과 힘겨루기는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있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사정이 이러니 대구의 여당인 한국당이지만 대외 활동은 나약했고 그저 골목대장 같은 역할에 자만한 지난 세월이나 다름이 없었다. 증액으로 넘치는 내년 예산 흐름에도 대구는 되레 깎이는 수모를 겪었지만, 여야 4당에 고루 나뉜 정당 세력을 하나로 뭉쳐 예산 투쟁에 나서는 모습은 없었다. 구심체가 되지 못하니 한국당의 대구에 대한 존재감은 공허할 따름이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여파가 만만찮다. 대구시장은 아직 재판 중이고, 전직 당 최고위원은 구속됐다. 6명의 시의원·구의원도 사법 처리됐다. 대구시의회 의장은 논문 표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모두 한국당 소속이고 6월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일이다.
게다가 최근 대구경북 중심의 신당 창당설까지 나돌고 이에 솔깃하는 인사도 없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이는 대구경북에 대한 모욕과도 같다. 대구경북을 볼모로 자신의 정치적 야망과 사욕을 채우려는 모리배의 작태가 아닐 수 없다. 한국당 대구시당의 각오는 지난날의 통렬한 반성이 먼저고, 지역에 대한 무한 봉사 다짐이 다음이며 그 후가 총선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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