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해마다 1천억 안 쓰는 경북교육청, 그래도 계속 줘야 하나

경북도의 내년 예산을 확정할 경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1일 경북도교육청 예산 심사로 파행을 겪었다. 이날 예결위원들은 경북도 4급 간부의 도의원 비판성 발언을 문제 삼아 도지사의 사과와 간부의 인사 조치를 요구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경북교육청의 매년 1천억원 예산 불용 사실이 불거졌다.

경북교육청 살림살이는 매년 증가세다. 2015년까지 3조원대였으나 2016년부터 4조원을 돌파, 2017년에는 4조5천568억원을 기록했다. 또 경북도가 지방세 보통세 수입의 3.6%를 교육청에 주도록 한 규정으로 지원하는 교육비 특별회계 예산도 해마다 불었는데, 2015년 488억원이 2018년에는 596억원에 이르렀다.

이농과 농촌 고령화 등으로 학생 감소 흐름은 계속돼 경북에서 지난 2016년 15곳, 2017년 24곳, 올해 11곳의 학교가 문을 닫았고 내년에도 10군데가 폐교된다. 이 같은 학생 감소와 폐교 속출에도 교육청 살림이 느는 까닭은 양질의 교육과 학생 복지 증진 등을 위한 다양한 교육 수요에 따른 지출의 결과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 도의회 상임위(행정보건복지위원회) 심의에서 교육청 불용 예산이 매년 늘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2013년 915억원에서 2014년부터 1천억원을 넘어, 2015년 1천813억원으로 최고였다. 2016년 1천189억원, 2017년 870억원으로 줄었지만 교육청 예산 편성과 운영의 부적절성 지적과 논란은 마땅하다. 상임위가 아예 내년 교육비 특별회계 예산 509억원 전액을 깎아 예결위에 넘길 만도 했다.

이제 경북도와 도의회의 숙제는 분명하다. 교육청 예산이 과연 적절히 제대로 짜였는지는 물론, 오랜 세월 방만하게 허투루 쓰이지는 않았는지 제대로 따져 살피는 일이다. 지금 경북에서 알차게 세금 쓰일 데는 넘치고 헤아릴 수 없다. 함부로 헛되이 쓸 돈은 어디에도 없고, 그런 곳에 줄 세금은 용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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