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새마을 공동수행 제안
유엔 지속가능 개발과 잘 부합해
한국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사업
공적개발원조 브랜드로 키워야
지난주에는 스리랑카의 콜롬보에서 개최된 새마을 국제포럼에 다녀왔다. 새마을세계화재단이 지금까지 시행한 새마을 사업을 통한 개도국 지원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이다.
'찬란히 빛나는 섬'이라는 뜻을 가진 스리랑카는 '인도양의 진주'라고도 불리며, 여기서 생산되는 '실론티'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우리 일행이 머무는 호텔로부터 이어지는 해변도로에는 아름다운 서양식 건축물이 늘어서 있어 옛날 영국 식민지 시절의 향취를 흠뻑 느끼게 해준다. 포럼을 마치고 주요 인사를 초청하여 만찬을 개최한 '마운트 레이비니아(Mount Lavinia)호텔'은 옛 영국 총독의 로맨스 내지 스캔들이 깃든 곳이라 하니 더욱 귀가 솔깃해진다. 2대 총독 토마스 메이트랜드 경(Sir Thomas Maitland)은 레이비니아라는 혼혈 댄서와 염문을 뿌려 본국으로 소환된다. 메이트랜드 총독이 해변가에 거대한 총독 관저를 짓고, 그 댄서 이름을 따서 'Mount Lavinia House'로 명명한 것이 호텔 이름의 유래라 한다.
콜롬보는 또한 고교시절 사회과목에서 배운 '콜롬보 플랜' 때문에 귀에 익은 이름이다. 콜롬보 플랜은 1950년 콜롬보 개최 영연방 외무장관회의 제안으로 1951년 발족한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기술 및 경제 원조계획을 말한다. 발족 당시에는 영연방국가들만 참가했으나, 이후 확대되어 영연방 이외의 국가도 참가하고 있다. 필자의 한 친구가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1980년대 초에 이 콜롬보 플랜에 따라 유엔개발계획(UNDP) 지원을 받아, 콜롬보에 가서 연수를 받고 온 적이 있다 한다. 우리가 가서 연수를 받던 곳에 와서 새마을 사업을 통한 지원 사업을 하니 격세지감이 든다.
포럼 참석 계기에 케골 지역의 새마을 시범마을을 방문했다. 재단은 현재 케골 지역 3개 시범마을에서 버섯 재배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2014년 지원을 시작한 이래 마을 소득이 평균 3배 증가했다며, 마을 주민들뿐 아니라 주지사를 비롯한 정부 각계 인사들도 재단에 대한 고마움을 금치 못한다. 새마을 사업을 접목시켜 버섯 재배의 생산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케골 새마을 버섯'이란 고유 상표까지 창안, 사용하도록 하고 주요 슈퍼마켓에 납품하는 유통망까지 확보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 자극받은 사바라가무와주(州) 정부는 주 자체 예산으로 새마을 시범마을을 10개 더 조성하기로 결정하였다 한다. 재단이 추구하고 있는 시범마을의 지속 가능성 및 자립성 제고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포럼에서는 스리랑카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베트남, 르완다 등에서 온 새마을 지도자들의 성공사례 발표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르완다의 무심바 마을은 불모지를 개간하여 연 2, 3모작의 벼농사를 지음으로써 연소득이 7년 동안 10배 증가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그야말로 가슴 뭉클한 휴먼드라마다.
이러한 성공사례를 전해 들은 각국 정부 지도자들로부터 새마을 사업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UNDP나 OECD와 같은 국제기구는 새마을 사업을 "개도국 농촌 개발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평가하였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과 국제농업개발기금(IFAD)은 재단에 공동사업 수행을 제안하여 왔다. 새마을 사업을 통한 개도국 지원은 단순한 물자 지원이 아니라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새마을 정신을 통하여 마을의 자립을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엔이 추구하고 있는 지속가능개발(Sustainable Development)과도 부합한다. 게다가 새마을 사업은 대한민국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이다. 새마을 사업을 통한 개도국 지원을 대한민국 고유의 공적개발원조(ODA) 브랜드로 키워 나가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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