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공항 이용객이 400만 명을 넘어섰다. 2013년 108만 명에서 5년 만에 4배 가까이 이용객이 늘었으니, 가히 놀랄 만한 변화다. 문제는 국제공항이라고는 하지만, 웬만한 시외버스 정류장보다 못한 '콩나물 터미널'이라는 점이다. 당장 리모델링을 해야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국토부가 주저하는 이유는 대구공항 이전을 염두에 둔 탓이다. 리모델링 비용이 600억원에 이르는 만큼, 공항이 이전하고 나면 매몰 비용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국토부 관계자가 공항을 한 번이라도 이용해보면 그 우려가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알 수 있다.
대구공항의 출국장은 넓이 1천554㎡(518평)에 대기석도 192석에 불과하다. 승객들은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신문지를 깔고 앉거나 서 있는 것이 보통이다. 하루 평균 1만 명 이상 이용하는 출국장이 이런 형편이다 보니,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뿐이다. 보안검색대나 출국장 내 여성 화장실, 수하물 수치대 등도 하나밖에 없어 혼잡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대구공항은 어느 '아프리카' 작은 도시의 공항을 연상시킬 정도로 서비스가 엉망이다. 국토부가 대구공항 이전을 핑계로 시설 확장을 미적거릴수록 이용객의 불만은 증폭된다. 대구공항·K2 통합이전 사업은 아직 이전 후보지도 정하지 못한 채 멈춰 있다. 난관이 많아 개항까지 넉넉잡아 10년 정도 기다려야 할 판이다.
국토부가 대구공항 이용객에게 계속 불편을 감수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이전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주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가 최근 지방공항 시설 활용 용역을 했다고 하니, 대구공항 리모델링 계획을 조속히 세워 실행해야 한다. 번듯한 시설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용객이 인상을 찌푸리지 않을 정도의 공항으로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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