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17기 독자위원회 11차 회의가 26일 오후 5시30분 매일신문 3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다수의 위원들은 "올해 매일신문이 통합공항 이전, 대구 취수원 이전, 봉화군 석포제련소 등 지역의 굵직한 이슈들을 잘 짚어줬고, 여론을 잘 이끌었다"고 칭찬한 뒤, "새해에는 매일신문에 전국 및 지역의 좋은 미담사례들이 비중있게 보도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올해 지면을 통해 자주 드러난 '광고와 기사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회의를 주재한 김덕규 위원장은 "정보제공과 광고가 교묘하게 섞여 있어, 독자들 입장에서는 읽기가 불편할 때가 있다"며 "퍼블릭 기사와 에드버토리얼 지면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 위원장은 "실력있는 기자의 좋은 기사를 새해에는 더 자주 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위원장 인사말 이후에는 독자위원들이 1명씩 차례로 12월 한달 동안에 게재된 본지 기사에 대한 칭찬과 지적이 이어졌다.

※참석=김덕규 위원장(경북대 명예교수)·장동희(경북대 행정학부 초빙교수)·허경자(두류도서관장)·박은경(한국애드 대표)·강주원(세종스피치커뮤니케이션 대표)·정휴준(대구가톨릭대 문화예술경영 연계전공 겸임교수) 위원. 이창열(대구농업마이스터고 행정실장) 위원을 이메일을 통해 지면평가를 전해 왔습니다.

▶김덕규 위원장=지난 1년 동안 매일신문이 대구경북에서 차지하는 포지셔닝(지위)을 잘 알게 되었다. 지역을 대표하는 신문으로서 지역 관련 이슈를 잘 이끌어가고, 여론을 주도하는 모습을 잘 지켜봤다.
새해에는 김해공항 확장 대신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려는 부산-울산-경남 쪽의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대구경북 쪽은 통합공항 이전도 여론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느낌이다. 매일신문이 이 문제를 잘 짚어, 지역에 도움이 되도록 여론을 잘 이끌어줘야 한다.

▶장동희 위원=북한의 핵문제가 실질적으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무조건적으로 북한 김정은 정권에 끌려가서는 안된다. 새해에도 매일신문이 현 정부의 남북, 대미, 대중관계 등 외교에서 균형을 잘 잡아가도록 냉철하게 비판해야 한다. 3일자 31면 야고부 '원전과 상인의 죽음' 글에서는 원전 자체를 문제시하기 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원전 세일즈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비판하는 측면서 꼬집었으면 어땠을가. 26일자 30면 경제칼럼 필자의 이력소개를 보면, 나열식으로 4개의 직책이 공개됐다.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신문의 신뢰성을 더 떨어뜨린다. 26일자 1면의 '미국발 증시폭락, 세계증시 도미노'는 기자의 분석력이 돋보인다.

▶정휴준 위원=매일신문이 올 한해 대구 문화예술 전반에 대해 비판 및 지적을 잘 했다. 최근 온갖 파열음 내는 동구문화재단 기사는 동구청의 문화행정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문제가 큰 지를 잘 보여준다. 동구청 직원들의 "순수 공연예술은 하지 마라" 등의 발언은 저급한 수준의 문화의식을 보여준다.
대구문화재단은 8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잘 보도했다. 하지만 이후 비리의혹 특별감사 착수에 돌입했다는 소식만 있고, 후속보도가 미미했다. 대구의 문화예술계는 앞으로도 전반적인 대개혁이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볼 수 있도록 방향 및 대안제시까지 해주는 기사를 써달라.

▶이창열 위원=10일자 28면 '자녀 3명 이름으로 적십자 특별회비 100만원 기부' 기사는 작은 미담사례지만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기사였다. 같은 날 31면 야고부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자살에 대한 촌평', 매일칼럼 '만약, 위장된 평화공세라면'은 명문장들이 많아 읽기에 참 좋았다. 균형 잡힌 시각도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18일자 12면 '이웃사랑'은 최고 200만원부터 순차적으로 성금 기부자들 명단을 소개할 필요도 있겠지만, 소액일지라도 특별한 사연이 있는 독자들의 기부는 골라서 하단에 별도로 소개하면 어떨까. 21일자 1,3면에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에 항의한 택시업계의 파업상황과 시민들의 불편한 상황 위주로 소개했는데, 도입했을 경우 순기능에 대한 반대의견도 균형있게 실었으면 더 좋았겠다.

▶허경자 위원=올 한해 동안 매일신문에서 지역의 비리 의혹 사건, 사고 등을 잘 파헤쳤다. 대구패션조합 보조금 유용 의혹, 염색공단 입찰비리, 물클러스터 관련 의혹 등 신문의 비판적 기능을 잘 수행했다. 하지만 군위군 스리랑카인 니말 씨의 미담사례 등 우리 사회가 오히려 이웃의 작은 영웅에 더 목말라 하는 것 같다. 특히 대구는 경제적·사회적 각종 지표에서 항상 전국적으로 보면 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대구경북은 자랑할 꺼리도 많고,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도 많다. 새해에는 매일신문이 앞장서서 좀 더 밝은 기사,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내용이 담긴 기획시리즈 등을 많이 실어달라. 더불어 이떤 특정 사안이 발생하면, 각계 전문가들의 좀 더 폭넓고 깊이있는 해설 및 식견을 친절하게 알려줬으면 좋겠다.

▶강주원 위원=초등학교 5학년 때, 매일신문을 배달한 것이 인연이 되어, 매일춘추 칼럼도 쓰고, 올해는 독자위원으로 활동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대구경북 대표 언론인 매일신문의 무거운 책임감, 사명감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4일자 2면에 하수처리장 인식 바꾼 인형극 '데굴데굴 물꼬마' 기사가 실렸다. 그런데 '하수종말처리장'이라는 단어의 어감이 좋지 않다. 이를 '맑은물로 처리장'으로 바꾸자는 캠페인성 기사를 쓰면 어떨까. 12일자 2면 '무너진 교권에 짐 싸는 교사들' 기사를 보면서 씁쓸함을 느꼈다. 학부모 교육이 되지 않으면, 아이들의 학교교육이 한계에 부딪친다. 교육의 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일들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박은경 위원=8일자 1면 '오늘 기분 좋게 작별합니다' 기사는 카피도 좋고, 가독성이 높은 기사였다. '안녕! 대구 스타디움', '이젠! 포레스트 아레나'로 이어지는 레이아웃 구성도 좋았다. 배경색 및 사진 배치도 보는 이들에게 안정감을 줬다. 반면 같은 날 18면은 화보인데, 너무 성의없는 편집 디자인이었다. 구성된 사진들의 스토리텔링도 약했고, 사진들이 하나의 콘셉트가 아니라 따로 놀고 있는 것 같았다.
이달에 지면에 실린 전반적인 기사 제목들이 상큼하고, 톡톡 튀어서 좋았다. ▷울릉 일주도로 미개설 구간 개통 '55년 만에 활짝' ▷제조업 직원 늘려 인건비 '헉헉', 자영업 직원 줄여도 살길 '막막' ▷한·일·대만 전통 타악음악 한자리 만나 '둥둥둥~' 등.
◆김해용 편집국장 "올 한해 쉼없이 달려왔다. 더 좋은 신문 만들 터"
17기 독자위원들이 올 한해 동안 본지에 대한 뜨거운 칭찬과 함께 차가운 비판을 동시해 해줘서 감사드린다. 새해에는 지면을 더욱 생기넘치고, 활기차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열심히 해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앞으로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피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잘 챙겨보겠다.
기해년에도 매일신문은 대구경북과 함께 울고 웃겠다. 독자위원을 그만두더라도 애정의 맘으로 신문을 지켜보고, 잘못을 알려달라. 지역 이슈에 대해 잘 챙기고, 정부나 기득권에 대한 날선 비판으로 독자들에게 호평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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