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이 쉽게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들, 사회적 부조리, 겉치레, 이중적 속내 등을 제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싶습니다."
1995년 돼지해에 태어나 올해 황금돼지해를 맞은 윤보경(24) 씨는 대구 토박이로 영남대서 트랜스아트(조소·사진·영상·평면회화 융합)를 전공했고 다음 달 졸업을 앞두고 있다.
"예술이 배고픈 길이라는 걸 압니다. 아직 경력도 얕고 작품을 팔아본 적도 없지만 이야기하고 싶은 걸 작품을 통해 표현해 낸다면 저 역시 엄연한 '작가'임에는 틀림없죠."
거칠 것 없이 똑 소리 나는 자기주장을 펼치는 윤 작가는 2017년 '아닌데 어떻게'를 주제로 한 개인전과 2018년 대구예술발전소의 대구·경북 대학 연합 'Apple Mint'전을 통해 10여점의 설치 및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이며 작가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냉정한 현실과 뜨거운 예술적 열정 사이에서 고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트랜스아트를 함께 전공한 동기 19명 중 전업 작가의 길로 나서려는 이는 윤 작가 한 명뿐이다. 이미 국민연금을 들고 있는데 동기들도 있는데 윤 작가는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재료비에 쏟아 붓고 있다.
"아직은 어려서인지 작품에 몰두하다보면 재료비를 막 쓰게 돼요."(해맑은 웃음)
그러다가 작품 이야기가 나오니 얼굴 표정이 다시 진지해졌다. 윤 작가는 사진'영상'설치 등 3분야를 경계 없이 넘나들며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수창청춘맨숀이 주관하는 '포스트 1/ing'전에 성매매를 주제로 한 그의 작품 '그 날'(3.5X3.5m)이 선을 보이고 있다.
"술자리에서 남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사람을 사고 파느냐에 의문이 들었죠. 15명의 남자들을 인터뷰했는데 모두 익명을 요구하면서 본인의 의도와 달랐다며 남 탓을 하고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려는 거예요. 그런 이중성에 거부감을 느꼈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한 겁니다."
윤 작가는 작업에 앞서 우선 표현하려는 주제에 대해 여과 없이 글을 쓴다. 일주일 후 쓴 글을 다시 보며 본인 강렬히 느꼈던 부문만을 요약하고 그 요약된 내용을 리서치나 인터뷰, 자료 조사를 통해 구체화한다. 이후 머릿속 생각을 시각화하는 작품 재현을 위해 재료를 선택하고 본격적인 작업을 하는 게 보통이다. 즉 작품 창작의 출발은 내면성을 지니지만 작품 그 자체는 사회 고발성을 재현하는 것으로 드러내는 것이 윤 작가의 작업 방식인 셈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이죠. 그 글을 통해 작품 재현의 아이디어가 보다 구체화되고 완전히 정리될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낍니다."
남들이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이슈화하고, '이게 아니다' 싶으면 누가 뭐래도 'No'라고 말하는 작가 정신을 갖고 20대로서 사회적인 금기를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싶은 신세대가 바로 윤보경 작가이다.
"전업 작가로서 제 미래를 그려본다면 한국 대표로 비엔날레에 작품을 출품하고 싶고 실제 제 작업에 삶의 일상이 녹아든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많이 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작가 윤보경만의 특색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윤 작가는 다음 달 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서 열리는 'Young Artists Project'에 참가할 작품에 몰두하고 있으며 보다 나은 예술적 성숙을 위해 레지던시 참가나 대학원 진학, 유학 등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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