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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의 종소리] 누구를 기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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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푸틴
라스푸틴

인류가 지구에 존재한 30만 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명멸했으나, 우리는 극히 일부만을 기억한다. 예술품에는 많은 인간들의 모습이 남아 있다. 국가는 정통성과 국민 통합을 주장하기 위해 영웅들의 동상을 세운다. 탁상종에도 사람들이 남겨져 있다. 모두 그 시대의 위인들이다. 그러나 언급하는 것조차 불쾌한 인물도 등장한다.

코가 유난히 강조된 제정 러시아 말기의 요승 라스푸틴의 청동종(사진)이 그렇다. 그는 정규 교육 없이 수도원을 전전하며 세상을 배웠으나, 환자 치유 능력과 미래 예언 능력이 있다고 소문이 났다. 혈우병을 앓던 황태자를 호전시키며, 니콜라이 2세 황제 부부의 신임을 받는다. 최면술로 일시적으로 통증을 호전시킨 것뿐이었으나, 이 일로 황실의 비호하에 국정에 관여하며 각종 농단을 부린다. 그는 방탕했으며, 농민들에게는 엄청난 세금을 부과하여 자신의 탐욕을 채웠다. 저항 행진에는 총탄을 퍼부었다. 1915년 황제가 직접 전장에 출전하자 황후 섭정인 그의 폭정은 더 가혹해졌다. 결국 귀족들마저 등을 돌렸고, 1916년 12월 황족들에게 암살당하여 겨울 강물에 던져졌다. 6개월 후 제국은 무너졌고, 황제 일가는 총살되었다. 그는 '청산가리를 먹고도 죽지 않아 권총 세례를 받았다' '물속에서도 죽지 않고 두꺼운 얼음에 손톱자국을 남겼다'는 괴담이 돌 정도로 무서운 존재였다

이재태 경북대 의대 교수
이재태 경북대 의대 교수

최순실이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비유되면서 그는 우리에게도 알려졌다. 20년 전 그를 탁상종으로 만든 작가 말리브의 의도가 궁금해진다. 러시아인들은 라스푸틴에 대해 '싫다. 관심 없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다크 투어리즘'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작가의 귀여운 보복이다.경북대 의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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