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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새책]산산수수화화초초'풀잎에 쓴 시/이기철 시집/서정시학'시선사 펴냄

지은이 이기철은 현재 영남대 명예교수로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고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권의 시집을 연거푸 냈다. '산산수수화화초초'는 나제여조(羅濟麗朝) 선인들과 천년의 대화를 시집으로 엮은 시집이고, '풀잎에 쓴 시'는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의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국민체육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나머지 1권은 지은이가 지금까지 발표한 시집에서 '선'(善)한 시 61편을 가려 영문학자 노정용 교수가 영역했다.

'산산수수화화초초'는 이 시집을 기점으로 지은이가 우리 서정시의 새로운 현대적 지평을 얻었다고 평가된다. 3년여 적공의 노력을 통해, 고만고만한 서정시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그가 선조들의 율조를 빌려 법고창신의 문체를 선사한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집에서 지은이는 풍류와 자기비판의 눈길, 득의의 깨달음 3가지 색깔을 기조로 이전 울타리를 타파하고 선인들이 발효시킨 천년 서정의 전통에 새로운 길로 가는 한 켤레의 신발을 놓은 것이다. 지은이는 이 시집의 첫 장 '시인의 말'에서 "지금까지 손에 밴 내 시의 관습을 깨뜨리고 싶었다. 뼈를 바꾸고 태를 벗고 싶었다. 인습을 벗어나 새 삶의 얼굴을 보고자 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바치고 싶었다는 '풀잎에 쓴 시'는 '해맑고 희망적이고 새싹 같이 청순하고 봄볕 같이 따뜻한 시'에 대한 열망으로 지은이가 직접 명명한 '소년시' 묶음이다. 지은이가 몇 년 전 충주 호반 청소년 문학캠프에 가서 가슴이 뜨거운 대학생 문청(文靑)들과 눈이 반짝이는 남녀 고교생들에게 지금까지의 시와 달리 꿈과 희망, 쉽고 친절한 시를 쓰고 싶다고 했던 약속의 결과물이다.

그간 문학이 발전을 해 온 것도 사실이지만 정작 청소년을 위한 시는 없거나 빈약했음을 부인할 수 없었던 그는 우리 문학에 없는 장르 창출의 제의로 이름 하여 '소년시'를 쓰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27일(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대구 그랜드호텔 2층 다이너스티홀에서 제자들이 마음을 합친 '출판기념회'가 열릴 예정이다. '산산수수화화초초' 133쪽, 1만2천원. '풀잎에 쓴 시' 95쪽, 6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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