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발언에 편승한 부산시가 '김해신공항 재검토=가덕도 관문공항 건설'을 기정사실로 하고 대구경북 끌어안기에 나서면서 이에 대한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단호하고도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오거돈 부산시장은 14일 열린 '재부 대구·경북 시·도민회' 정기총회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대구경북 시도민의 염원인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추진을 적극 지지한다"는 뜬금포를 날렸다.
부산시가 공식적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 찬성 의견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김해신공항 재검토'를 언급하면서 영남권 5개 시·도 합의를 강조함에 따라 대구경북 끌어안기 전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라는 게 지역 관계자들의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부산 방문 당시 "(김해신공항 재검토에 대한) 영남권 5개 시·도의 뜻이 하나로 모인다면 결정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구경북과 부산은 각각 밀양과 가덕도를 두고 지난 10여년간 영남권 신공항(동남권 관문공항) 입지 경쟁을 거듭해 왔다.
이를 두고 지역 한 인사는 "지난 정부는 2016년 6월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 확장(김해신공항)+대구경북 통합 신공항(대구공항 통합 이전)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하필 부산에서, 그것도 총선을 앞두고 김해신공항 재검토를 언급하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가덕도 관문공항 건설을 집요하게 재추진해 온 부산시에 힘을 싣는 모양새가 됐다"고 우려했다.
특히 오거돈 부산시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영남권 5개 시·도가 합의하면 김해신공항 재검증도 필요 없다"는 아전인수식 해석까지 내놨다. 대구경북이 동의해 주기만 하면 김해공항 확장안 백지화를 위한 검증 절차도 거칠 필요 없이 '동남권 관문공항=가덕 신공항'으로 바로 확정할 수 있다는 논리다.

따라서 부산시의 오만과 독선에 맞서는 대구경북의 치밀한 대응이 불가피해졌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14일 공동 입장문 발표를 통해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김해공항 확장과 대구공항 통합이전으로 이미 결정되어 추진되고 있는 일이다. 다시 재론할 사안이 아니다. 이는 현 정부에서도 누차 밝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부산시가 아랑곳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시와 도는 앞으로 김해신공항 재검토를 둘러싼 전제조건이 '합의'라는 점에서 대구경북이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산시가 지난 16일 시도 교환근무 당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을 먼저 확정한다면 가덕도 신공항을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발언을 왜곡하고 제멋대로 해석하고 있지만, 앞으로 합의 과정에서의 키는 대구경북이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언급했듯 김해신공항 재검토의 전제는 영남권 5개 시·도간 '합의'"라며 "앞으로 5개 시·도 회동에서 대구경북의 합의 없이는 부산시의 어떤 시도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백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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