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는 처신이 분명해야 한다. 특히 자리에서 물러났을 때 처신은 두부모 자르듯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사퇴하고도 여전히 청와대 관사에 눌러앉아 있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처신은 부적절함을 넘어 비루(鄙陋)하기까지 하다. 대변인직에서 사퇴했으면 즉시 관사를 떠나는 것이 정도이다.
김 전 대변인은 서울 흑석동 상가 건물 매입 의혹을 해명하면서 "집도 절도 없는 상태"라고 했지만 개인적인 사정일 뿐이다. 그것이 관사에 머물러야 할 이유가 될 수 없다. 청와대 관사는 청와대 공직자들을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김 전 대변인은 공직자가 아니므로 여기서 살 자격이 없다.
이 관사 입주를 기다리는 다른 청와대 직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김 전 대변인은 즉시 관사를 비워야 한다. 이 관사는 청와대에서 1㎞ 떨어진 곳에 있는 다세대주택으로, 출퇴근이 편해 입주 대기 직원들이 많다고 한다. 주로 지방 출신 직원이나 긴급 업무 요원들에게 우선 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도·전기요금만 내면 되고 임차료는 내지 않는다.
김 전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가까운 종로구 옥인동에 전셋집이 있음에도 이 관사를 받는 '특혜'를 입었다. 그 덕분에 전세금(4억8천만원)을 빼 흑석동 건물 매입 자금에 보탤 수 있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관사 입주 혜택을 받아 개인의 부동산 투자에 활용한 '관사 테크'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조국 민정수석은 2017년 3월 "박근혜 씨, 파면 후에도 '사저 난방 미비' 운운하며 청와대를 떠나지 않는다. 반나절도 그 공간에 있으면 안 된다. 고액의 숙박비를 내더라도 안 된다. 그게 법이다. 사비를 써서 고급 호텔로 옮기고, 짐은 추후 포장이사 하라"고 했다. 김의겸에게는 왜 이렇게 말하지 않나? 김 전 대변인도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지금 당장 조 수석이 한 말대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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