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최고령 현역 여가수 "내 나이는 묻지 마세요"

75세 가수 윤아, 매달 15차례 무대 왕성한 활동

가수 윤아
가수 윤아

'기적이 슬피울던/ 쓸쓸한 플랫폼에서/ 여자의 가슴을/ 멍들게 해놓고/ 무정하게 떠나버린 사랑아/ 사랑한다고 좋아한다고/ 사랑했던 내사랑/ 지금은 어디로 갔나/ 아아아 세월은 흘러도/ 사무치는 그리움에/ 다시 찾아온 추억의 동대구역'-윤아 노래 '추억의 동대구역'

시니어모델가수 윤아(본명 윤화강)가 대구에서 뜨고 있다. 2년 전에 발표한 '추억의 동대구역'은 유튜브를 통해 팬들의 인기가 대단하다. 노래 동영상만 20여 건 포스팅 돼있으며 조회수가 수천건을 넘는 동영상도 많다. 대구 향토 노래가 이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것은 드문 현상이다. 또 지난달 발표한 신곡 '정주고 떠났네'도 인기리에 애창되고 있다.

"사실 내 나이를 묻지 마세요. 아직 무대에서는 '젊은 언니'로 통하고 있거든요. 팬들도 대부분 내 나이를 모르고 있어요."

윤아씨의 나이는 75세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현역 가수 중에 여성으론 최고령이다. 겉모습만 보면 통통한 얼굴에 피부는 아직 탱글탱글하다. 노래 장르는 트로트다. 목소리는 꾀꼬리 같은 아름다운 미성(美聲)을 갖고 있다. 성대를 타고 나오는 가냘픈 음색은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일듯 간드러진다. 몸매도 섹시한 S라인. 무대에서 흔드는 폭발적인 디스코는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먹먹하게 만든다. 복장도 축제장에선 미니스커트, 어르신 행사장에선 우아한 드레스로 무대를 압도하고 있다.

"노래 부르면 내 몸이 즐겁고 관객 박수를 받으면 기분이 날아오를 듯 정말 에너지가 솟구쳐요."

윤아는 요즘 인기를 실감한다. 매주 방송에만 3차례 출연해 시청자들을 위해 노래 녹화를 한다. 축제장, 복지관 등 행사장에도 초대가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한 달 소화하는 무대만 최소 15차례 넘는 광폭 활동을 하고 있다. 님아뮤직방송 트로트가요 대상을 받기도 했다. 윤아는 어릴적부터 노래를 좋아했다. 가정주부로 살아오다 뒤늦게 65세에 가수의 꿈을 이뤘다. 처음에는 할머니 같은 나이에 무대에 선다는 것이 쑥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관객들의 환호에 용기가 생겼으며 지금은 무대에 서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 나이에 무슨 무대에 서느냐고 핀잔을 하겠죠. 하지만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은 자신감이고 자신감은 행복한 인생을 담보할 수 있으니까요."

윤아는 노래 연습을 집에서 하고 있다. 방 한칸을 아예 음악실로 만들었다. 반주기를 틀어놓고 박자에 맞춰 연습을 한다. 화려한 무대 복장도 직접 만들어 입는다. 윤아는 노래 뿐만 아니라 장구, 꽹과리, 오르간, 하모니카 등 여러 악기를 다룰 수 있다. 배꼽잡는 각설이 춤도 명품이다. 이밖에 모델 활동으로 영도벨벳 모델광고와 미즈시니어모델 선발대회 미(美) 상을 받기도 했다. 봉사단체인 신바람향기예술단을 조직해 10년간 단장을 맡아 요양원, 복지관, 지하철역 등지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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