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G7정상회의 균열 심각…'한 목소리 못낸다'

무역·온난화 대책·이란 포위망, 미국대 나머지 6국 구도
브렉시트 계기 미·영 상호 접근, 2대 5 구도로 변화 가능성도

사실상의 강대국 모임으로 열릴 때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균열이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당장 24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릴 올해 G7 회의에서는 무역 등을 둘러싼 참가국 간 견해 차로 공동선언을 채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G7 정상회의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지 못하고 막을 내린 적은 1975년 G7 출범 후 지난해까지 한 번도 없었다.

G7의 균열은 이미 지난해 캐나다 회의때부터 나타났으며 올들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적인 통상정책이 더 강하게 추진되고 이란과의 갈등에 대한 입장 차, 지구온난화에 등 돌린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는 등 미국과 다른 G6 국가 간 간극이 큰 상황이다. 다만,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성향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최근 취임함에 따라 미국과 나머지 국가의 1대6 국면에서 미·영과 나머지 국가들이 대립하는 2대 5의 국면이 될 수도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 외신들은 올해 '프랑스 G7'을 앞두고 미중무역전쟁 격화로 세계경기 둔화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G7이 종전처럼 결속해 대처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통상 정책은 중국에 이어 일본과 독일에 대해서도 칼 끝을 겨누고 있다. 미일 무역협상은 이견 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고 독일과도 무역적자를 문제삼아 독일산 자동차에도 세금을 물리겠다고 위협, 관계가 냉각됐다.

앞서 7월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는 프랑스가 미국 IT(정보기술) 공룡기업 등을 겨냥해 '디지털세'법을 제정하자 미국이 프랑스산 와인에 추가관세 부과를 위협하는 등 관계가 험악해졌다.

미국과 이란 간 대립도 골치 아픈 현안이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의 항해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호위연합체' 결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프랑스, 독일은 긴장을 고조시킨 건 미국이라며 '이란 핵합의'를 유지하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제를 촉구하는 사태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영국도 핵합의 유지를 목표로 '미국을 뺀' 유럽주도의 호위연합체 구성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가 존슨 총리 정부가 방침을 바꿔 미국편에 가담해 버렸다.

G7의 균열은 지난해 캐나다 G7 정상회의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미국의 철강. 알루미늄 수입제한조치에 각국 정상이 반발, 격론 끝에 '보호무역주의와의 투쟁을 계속한다'는 표현이 선언문에 들어갔지만 트럼프는 채택 직후 선언에 대한 지지철회를 발표했다. 프랑스 'Cnews' TV는 "작년 G7 정상회의 실패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판단(올해 회의에서 정상선언을 채택하지 않기로 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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