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편두통 증상, 어디서 원인 찾아야 할까

김제영 원장
김제영 원장

외국의 어떤 작가는 이 증상을 두고 알파벳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단어의 수보다 많다고 말했다. 우리식대로 표현하면 자음과 모음으로 만들 수 있는 낱말보다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소 과장된 표현처럼 들리지만 갖가지 형태의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이라면 십분 공감이 가는 말이지 않을까 한다. 바로 편두통 증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왼쪽이나 오른쪽 등 머리의 한쪽 부위가 아픈 것 정도로만 알고 있는 편두통. 사실 양쪽 머리 모두에서 발생하기도 하고 오심이나 구토, 빛이나 소리, 냄새에 예민해지는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하지만 편두통 증상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단연 '극심한 통증'일 것이다. 여러 유형의 통증을 1~10점으로 수치화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보통의 편두통의 강도는 7.1점이었다. 이는 골절의 7점보다 높고 출산의 고통 7.3점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었다. 골절이나 출산이 흔하게 겪는 일이 아닌 것에 비해, 편두통의 경우 수시로 반복될 수 있는 만큼 그 고통은 생각하는 것 이상일 것이라는 예상이 어렵지 않다.

이와 관련 서초 교대역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은 "편두통은 증상이 한 번 시작되면 길게는 2~3일까지 산발적으로 반복되기에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상당하고, 환자마다 빈도와 강도가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인 통증 강도가 높기 때문에 환자의 대다수는 일상은 물론 사회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통증의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편두통 환자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게으르고 자기관리에 소홀하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는 것이며, 그렇지 않아도 통증으로 괴로운데 좋지 않은 시선까지 견뎌야 하는 만큼 치료를 위해 여러 진료 과목의 검사를 진행한 환자라면 더욱 억울해할 만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내과, 신경과 등의 검사를 통해 별다른 이상을 찾지 못했음에도 머리가 아픈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는 우리가 겪는 대개의 두통이 뚜렷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일차성두통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때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말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요인에 의해 통증이 나타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한방에서는 그것을 뇌 혈액순환 장애 때문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어혈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어혈은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잃어버려 못쓰게 된 더럽고 탁한 혈액을 말한다. 스트레스나 피로, 장부의 기능 문제(간, 심장, 신장, 위장 등), 외상, 근골격계 문제에 의해 발생한 어혈이 혈관 내에 뭉쳐 정체되면 정상적인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이 과정에서 혈액을 통해 뇌에 전달돼야 할 산소와 영양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서 편두통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김 원장에 따르면 문제가 되는 혈관 내 어혈을 없애기 위해 한방에서는 뇌청혈해독탕과 같은 한약처방을 통해 증상을 경감시키고 재발을 막는데 집중한다. 이를 통해 탁한 혈액 제거와 혈액순환 개선이 이뤄지면 어혈 제거와 위 기능 문제, 간장의 열, 대장의 독소, 신장의 무력 등 저하된 장부의 기능을 회복하고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처방은 편두통 심할 때 뿐 아니라 만성두통, 긴장성두통, 군발두통, 속울렁거림을 동반한 소화불량 두통, 임신(임산부)두통, 뒷머리 통증, 관자놀이 통증 등 여러 유형의 두통 치료뿐 아니라 어지럼증 완화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뇌 혈액순환 장애로 높아진 뇌압을 침을 통해 낮추는 뇌압조절, 약과 침의 효과를 동시에 적용시키는 약침, 전신 경락의 흐름과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경락이완 등을 적용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장시간 편두통 증상에 시달리게 되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어 업무 능률이 떨어질 뿐 아니라 불안증, 우울증과 같은 정서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또한 만성화된 편두통은 심장발작, 뇌졸중, 혈전 발생의 위험을 높이고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등 편두통의 부작용은 결코 만만히 여길 성질이 아니다. 일상을 넘어 삶 전반의 균형이 흔들릴 수도 있는 만큼 현명한 대처,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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