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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휘호 서각작품 기증 및 서각집 발간 장상태 씨

서각가 장상태 씨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각작품집을 펼쳐보이고 있다. 우문기 기자 pody2@imaeil.com
서각가 장상태 씨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각작품집을 펼쳐보이고 있다. 우문기 기자 pody2@imaeil.com

"경찰공무원이었던 제가 구미 발령 받은 지 일주일 만에 박정희 대통령께서 서거했습니다. 퇴직 후 서각에 입문하고부터 그분에 대한 존경의 염원을 꼭 작품화해보고자 마음먹고 박 전 대통령의 국가와 민족에 대한 철학이 담긴 휘호를 모아 나무를 깎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로 입문 30년째이자 중요무형문화재 각자장(刻字匠) 이수자 9호인 서각가 장상태(70) 씨는 지난달 12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상암동 소재 박정희대통령기념관에서 서각 작품전을 열었고 휘호 서각 150점을 이곳에 기증했다. 이어 그는 정치 경제 산업 사회 언론 교육 문화 국방 각 분야 걸친 박 대통령의 서각휘호를 제작해 작품집으로 '박정희대통령 휘호 서각집-탄생 100주년 기념'을 발간했다.

장 씨는 박 전 대통령 서거 10년 만에 출간된 '위대한 생애'라는 휘호집을 보게 되면서 서각으로 휘호를 만들어 기증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 세월이 20여 년이 걸렸습니다. 전국을 돌며 서각에 알맞은 느티나무, 은행나무, 회나무, 향나무, 참죽나무 등을 구하고 변형 방지를 위해 건조하길 10여 년, 이후 서각 작업에 10여 년이 걸렸죠."

원래 이 서각 작품집은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었던 2017년 발간 예정이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올해 발간하게 됐다. 지역의 일일출판사 황보 영 씨가 제작비와 인쇄를 맡았고 서예가 이창수 씨가 표지 글씨를 썼다.

서각 작품 하나가 완성되려면 15번의 공정이 필요하고 한 작품을 만드는 데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장 씨의 노력은 그의 손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나무를 깎고 끌고 파내면서 끌에 다친 각자장의 손은 터지고 찔려 짓물렀고 여러 상처가 훈장처럼 새겨져 있었다.

"작품을 하면서 가장 마음에 든 휘호는 '내 일생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였습니다. 이 간결한 글 속에 박 전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신념이 함축돼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박 전 대통령 휘호 중 나라 국(國) 자가 들어간 휘호 중 국 자의 오른쪽 위 점획이 빠진 것이 다섯 여섯 점 됩니다. 이유는 평소 박 전 대통령께서 점획이 없는 휘호는 우리나라가 통일된 후 후임자가 점을 찍으라는 의도에서 일부러 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 씨의 서각 작품집에는 고 육영수 여사의 휘호 3점과 장 씨의 부인 신태옥 씨의 작품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휘호는 국가와 민족의 미래 번영을 위한 힘찬 웅변입니다. 이에 서각으로 새겨 그 뜻을 길이 전하고자 하는 게 저의 작은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박 전 대통령의 휘호는 모두 2천여 점. 장 씨는 앞으로도 휘호가 밝혀지는 대로 서각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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