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 소득주도성장이란 이름하에
제도 변경해서는 안 되는 정책 실시
기업 연구개발·설비투자 여력 약화
경제성장 원천 훼손시키지 말아야
가난한 국가와 부유한 국가가 왜 존재하며, 가난한 국가와 부유한 국가 간의 차이가 장기적으로 확대 혹은 축소되는지, 어떻게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가는 경제학 분야에서 아주 중요한 연구과제이다. 이 중요한 연구과제에 답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세 가지 흐름으로 이루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첫째, 경제성장이론의 연구로 처음 노벨상을 수상한 MIT대학의 솔로우(Solow)는 정치, 사회, 문화적인 조건이 주어진 상태에서 한 국가의 생산력 증가는 자본과 노동의 부존량과 이들을 결합시키는 방법인 기술에 의해 결정됨을 이론과 실증으로 보였다. 솔로우는 1인당 자본 장비율이 높고, 저축 성향이 높은 경제일수록 더 빨리 부유해진다고 보았다.
2018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로머(Romer)는 기술을 주어진 조건으로 보는 솔로우의 이론과는 다르게 기술 변화는 공공재적 성질과 외부성이 있는 인적자본과 지식자본의 축적에 의해서 경제 내에서 발생한다는 내생적 성장이론으로 확장하였다. 내생적 성장이론은 교육투자와 연구개발투자로 생긴 인적자본과 지식자본이 생산활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스필오버 효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로머의 이론에 따르면 교육 수준이 높고, 연구개발 투자가 큰 나라가 부유해진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슘페터(Schumpeter)는 그의 유명한 저서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Capitalism, Socialism, and Democracy)에서 경제 발전의 원천은 기업가 정신에 의한 창조적 파괴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슘페터를 계승한 진화경제학자들은 경제의 성장과 발전은 계속적인 기술 혁신과 끊임없는 새로운 기업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시대에 뒤처진 기업의 퇴출 과정에서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슘페터와 그 후계자들의 이론에 따르면 경제의 신진대사 기능 즉 효율성이 높은 기업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비효율적인 한계기업의 퇴출과 축소가 활발한 나라가 더 빨리 성장한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성장의 원천을 제도라고 주장하는 신제도학파의 경제성장이론이다. 애쓰모글루와 로빈슨(Acemoglu and Robinson)의 '왜 국가는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 The origins of power, prosperity and poverty)에서 정치제도와 경제제도의 존재가 경제의 지속적인 번영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지리, 기후, 문화가 같으나 국경을 사이에 두고 나누어진 미국과 멕시코 마을의 확연한 빈부 차이, 서유럽과 동유럽의 차이, 그리고 산업혁명이 스페인이나 프랑스가 아니고 영국에서 발생한 이유 등의 구체적인 사례 비교를 통해서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애쓰모글루와 로빈슨은 최초의 작은 제도적인 차이가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가져오는 과정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우리와 북한의 현격한 차이도 신제도학파의 경제성장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신제도학파의 경제성장이론에 따르면 민주주의 수준이 높고, 개방적이고, 규제가 적은 나라일수록 더 빨리 부유해진다고 할 수 있다.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경제성장은 위의 경제성장이론이 제시하는 경제성장의 방법에 철저하게 따랐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한국 경제가 짧은 기간에 압축성장을 달성한 원천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육열, 이병철 회장과 정주영 회장으로 대표되는 기업가의 등장과 이들에 의한 과감한 투자와 신산업 진출, 민주화의 달성과 가장 개방적인 경제체제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소위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름하에 입증된 경제성장이론에 배치되는 변경해서는 안 되는 제도를 변경하고, 하지 말아야 할 정책을 실시하고 있어서 걱정이다. 예를 들어 산업, 지역, 직종 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의 단축 그리고 법인세 인상, 회계감사제도의 변경 등과 같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증가시켜 효율적인 기업의 설비투자, 교육투자와 연구개발투자의 여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반면, 비용 증가분을 견디기 힘든 한계기업에는 국민의 세금으로 보조금을 지급해서 연명시키는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성장의 원천을 훼손하지 않는 경제정책을 신중하게 실시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