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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한 컨테이너 교실 벗어난 포항 흥해초교 학생들 '웃음꽃'

2017년 11월 지진으로 사용불가 판정 받아 철거…컨테이너서 2년 동안 수업
신축 건물은 규모 7 지진 견디는 내진 설계

2017년 11월 포항지진으로 철거된 뒤 새로 지은 흥해초등학교 본관과 병설유치원. 배형욱 기자
2017년 11월 포항지진으로 철거된 뒤 새로 지은 흥해초등학교 본관과 병설유치원. 배형욱 기자

2017년 11월 경북 포항지진 당시 건물이 부서진 탓에 2년 동안 운동장 컨테이너 교실에서 수업을 받아온 포항 흥해초교 학생들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필 것으로 보인다. 4일부터 튼튼한 새 건물에서 수업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흥해초교는 "개학에 맞춰 학생들이 신축 교사에서 공부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며 "비좁고 답답한 컨테이너 박스에서 힘들게 지내온 어린 학생들에게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강진으로 건물이 부서지면서 폐쇄조치가 내려진 흥해초교에서 관계자들이 기둥 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강진으로 건물이 부서지면서 폐쇄조치가 내려진 흥해초교에서 관계자들이 기둥 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신축 건물은 본관(교사동)과 병설유치원, 기계실 등 모두 3개 동(전체면적 4천960㎡)이다. 예산은 본관 83억원 등 94억원이 들어갔다. 이 건물은 새로 짓기 전 암반층까지 파일을 박는 기초공사를 시행했고, 규모 7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학교 측은 미술실, 음악실 등 특별교실에는 수업에 최적화되도록 실내를 장식했다. 하루 100㎾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시설과 교실 시스템 냉난방기를 설치했다. 외부 공기를 걸러 내부로 들여오는 순환장치는 물론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도 비치했다. 건물은 지난해 1월 3일 착공해 같은 해 12월 30일 준공됐다.

2017년 11월 포항지진 이후 흥해초교 건물이 철거되면서 운동장에 설치된 컨테이너 교실 앞에서 학생들과 교사가 사진을 찍고 있다. 포항 흥해초교 제공.
2017년 11월 포항지진 이후 흥해초교 건물이 철거되면서 운동장에 설치된 컨테이너 교실 앞에서 학생들과 교사가 사진을 찍고 있다. 포항 흥해초교 제공.

흥해초는 포항지진 당시 학교 본관 등 건물 2개 동이 사용 불가 판정을 받아 2018년 4월 철거됐다. 이후 학생들은 운동장 한편에 설치된 컨테이너 교실 14개 동에서 수업을 받아왔다.

컨테이너 교실은 개학 시점에 맞춰 모두 치워졌고, 운동장 정비공사는 다음 달 중 진행할 예정이다. 놀이시설은 기존 시설을 철거하고 새롭게 단장한다.

흥해초는 1908년 사립 의창소학교로 개교한 112년 전통을 자랑한다. 학생은 유치원생을 포함해 380여 명이다. 학교 관계자는 "컨테이너 교실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지도, 제대로 공부하지도 못하는 매우 열악한 환경이었다"며 "학생들이 새 건물에서 즐겁게 생활하며 지진에 대한 불안감도 털어냈으면 한다"고 했다.

2017년 11월 포항지진이 발생하기 전 흥해초교 운동장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포항 흥해초교 제공.
2017년 11월 포항지진이 발생하기 전 흥해초교 운동장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포항 흥해초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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