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구를 빠져나간 20, 30대 청년은 13년 만에 가장 많았다. 청년 유출이 전국의 광역시도 가운데도 최상위권이었다. 낮은 임금과 많은 근로시간 등 대구 일자리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로 향하는 대구 청년들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대구를 떠나 서울로 향하고 있다. 이달 대학 졸업 예정인 최성일(27·가명) 씨는 지난 설 연휴에도 공무원 시험 준비에 몰두했다. 큰집에 잠깐 들른 시간 외에는 공부만 했고, 연휴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서울의 한 고시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최 씨는 "앞으로 있을 면접시험에 대비하려면 이달 말까지만이라도 서울에 머무르며 서울의 학원에서 특강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아예 서울살이를 선택한 청년도 있다. 취업준비생인 김성환(29·가명) 씨는 2년 전 대구를 떠나 서울 신림동에 생활하고 있다. 구인 사이트에 올라온 일자리 대부분이 서울에 있는 것을 보고 서울살이를 결심하게 됐다. 김 씨는 "기업들의 공채가 몰리는 시기엔 교통비가 주거비보다 더 많이 들었다"며 "차라리 서울에서 자취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이주를 선택했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대구에서 살았던 김민수(27) 씨는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했다. 지난해 졸업을 했지만 그대로 서울에 머물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김 씨는 "서울에 있으면 취업 관련한 정보와 기회가 더 많다는 이점이 있다"며 "꼭 서울에 있는 직장만을 원하는 건 아니지만 대구에 갈만한 기업이 많지도 않아 서울에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일자리와 배움을 위해 서울로
대구 청년 3명 중 2명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가 2018년 조사한 청년실태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대구 대학생 307명 중 66.8%가 이주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취업준비생은 500명 중 64.6%가 다른 곳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이주하고 싶은 이유(중복응답)로는 '새로운 곳에 살고 싶어서'(대학생 56.1%, 취업준비생 43.3%)와 '좋은 취업 기회를 얻기 위해서'(40.5%, 39.9%)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지역 분위기'(22.0%, 27.6%)를 꼽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가장 가고 싶은 곳은 대학생은 53.2%, 취업준비생은 54.2%가 각각 서울을 선택했다.
서울로의 이동은 직업과 교육 때문이었다. 최근 10년간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분석한 결과, 대구 청년의 서울 전출 이유 중 '직업'이 2009년 36.6%에서 2018년 53.2%로 꾸준히 증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교육'도 같은 기간 12.7%에서 26.0%로 상승했다.
실제 청년에게 대구 일자리는 매력이 떨어진다. 많이 일하고 임금은 적게 받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조사'(5인 이상)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상용근로자의 월 근로시간은 184.7시간으로 특별·광역시 7곳 중 가장 많았다. 반면 월 급여액은 290만8천433원으로 특별·광역시 중 가장 적었다. 상용근로자는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이거나 계약 기간이 없는 정규직원을 말한다.
김한곤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와 취업기회가 많아서다"며 "젊은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일자리 대책 중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창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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