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떠난 대구 청년 가운데 귀향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서울의 높은 집값과 생활비 등에 시달렸다. 적당한 일자리만 있다면 다시 돌아오려는 출향 청년이 많다. 고향이면서 또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해 대구시는 귀향 수요와 지역의 좋을 일자리를 연결하는 사업을 올해 시작한다.

◆대구로 돌아온 청년들
정성민(37) 헨로헨리 대표는 지난 2018년 12월 서울 생활을 접고 대구로 돌아왔다. 2010년부터 시작한 '나홀로' 타향살이를 9년 만에 끝냈다. 정 대표는 원하던 디자인 관련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갔고, 마케팅 대행사와 방송국 등 여러 직장을 거쳤다.
하지만 높은 집값과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문화와 여가생활, 인맥 관리 등의 소홀함으로 이어졌고, 생활의 질과 삶의 만족도가 떨어졌다. 그러던 중 대구에 있던 부인이 출산하면서 대구로의 귀환을 결심했다. 부모님을 자주 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정 대표는 "젊었을 때의 서울 경험이 30대 중반 이후 다시 대구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당장 얻을 수 있는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취업이나 사업, 인적 네트워크 등 다양한 기회가 귀향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고단한 서울 생활, 기회만 되면 대구로
서울에서 대구로 오는 전체 이동자 수는 점차 줄고 있다. 하지만 20, 30대 청년층의 흐름을 눈여겨봐야 한다. 청년층의 감소 폭은 전체 이동자 감소 폭보다 완만하다. 서울에서 대구로 오는 사람 중에 청년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면 지난해 서울에서 대구로 온 사람 7천897명 중 20, 30대는 60.0%였다. 199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20대가 37.4%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대구로 온 100명 중 37명은 20대인 것이다.
서울의 대구 청년들은 기회가 된다면 대구로 돌아올 생각이다. 대구시의 2018년 청년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출향청년 200명 중 42.0%는 '대구로 귀향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25~29세(49.1%)와 남성(53.5%), 미혼(44.9%), 서울 거주 기간 5년 미만(45.6%) 등의 귀향 의사가 높았다.
이들이 대구로 돌아오려는 이유(중복응답)로는 '대구는 고향이고 익숙한 곳이기 때문'(61.9%)과 '서울의 높은 물가와 주거비·생활비'(53.6%), '부모님 근처에 살려고'(42.9%) 등이 많았다.
◆대구, 올해 '귀환 프로젝트' 시작
이 같은 귀향 수요에 맞춰 대구시는 올해 예산 2억원을 들여 '귀환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계획이다. 귀향 의지가 있는 대구 출신 청년을 발굴해 지역 정착을 위한 정보와 탐방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대상은 대구에 관심이 있는 전국의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이다.
우선 출향청년 현황조사를 벌여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전담직원을 통해 취업과 창업, 주거 등의 청년 정책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또 지역 정보를 제공할 별도의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한편 대구탐방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김요한 대구시 청년정책과장은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당장 많이 만들 수는 없지만 다행히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이 적잖다"며 "고단한 서울 생활에 지쳐 다시 돌아오고자 하는 출향 청년들과 지역 중견기업을 연결함으로써 서울에서 공부한 청년인재가 귀환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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