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종코로나 불안감에…싹쓸이·사재기 '마스크 대란'

약국 등 마스크 소매점 물량 확보에 어려움…대형마트는 구매제한 조치
마스크 대량으로 사재기해 가격 올려 되파는 매점매석 행위도
정부·지자체 “매점매석하면 2년 징역” 강경대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대구시내 한 대형마트의 마스크 진열대가 비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대구시내 한 대형마트의 마스크 진열대가 비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 치료 백신이 없어 불안감이 가중되는 가운데 최소한의 방어 수단인 보건용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마스크를 대량으로 사재기해 가격을 올려 파는 매점매석 행위도 벌어지고 있어 정부는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소매상 격인 약국은 판매할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3일 오후 찾은 대구 동성로 약국 3곳 모두 "주문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다. 물건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마스크 대란 배경에 중국 다이공(代工·한국에서 물건을 구입해 중국에서 파는 대리구매상)이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 약국 관계자는 "도매상에 물어보니 중국 사람이 돈 보따리를 들고 마스크를 다 사간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실제로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중국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에는 "한국산 KF94 마스크 20개를 8888위안(약151만2천293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중국인 여행객들이 마스크 박스가 실린 카트를 밀고 탑승수속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중국인 여행객들이 마스크 박스가 실린 카트를 밀고 탑승수속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급기야 유통가는 1인당 마스크 구매제한을 두기에 이르렀다.

대구의 한 대형마트는 마스크 사재기를 방지하려 회원 카드 1매당 마스크 1박스(25매 상당)로 구매를 제한했다.

2일 오전 이곳을 방문한 주부 A(47) 씨는 "1박스밖에 못 산다고 해서 자녀용으로 중형 마스크를 사려고 했는데 이미 다 팔린 상태였다"며 "어쩔 수 없이 어른용 대형 마스크만 한 박스 샀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최근 마스크와 손소독제 판매 수량을 제한하도록 전국 지점에 안내했다. 3일 오후 찾은 홈플러스 대구수성점 마스크 매대는 이미 마스크가 거의 동난 상태였다.

3일 오후 대구 시내의 한 대형마트 마스크 판매대가 제품소진으로 텅 비어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3일 오후 대구 시내의 한 대형마트 마스크 판매대가 제품소진으로 텅 비어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마스크 가격은 치솟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달 31일을 기준으로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5곳의 마스크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성인용 KF94 마스크 1개당 평균 가격은 3천148원(2018년 대비 2.7배 상승), KF80 마스크는 2천663원(2018년 대비 2.4배 상승)으로 집계됐다.

정부와 지자체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마스크 매점매석행위 금지 고시를 6일 공포하고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홍 부총리는 또 "마스크 가격이 많이 오르고 취약계층에 부담이 있다면 마스크를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재동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관계기관과 협조해 매점매석을 단속하고 적발시 수사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