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네아저씨의 세계여행기] 137m 꼭대기에 '금 불꼿상'…자카르타

13,677개의 아름다움이 모인 인도네시아
출퇴근 심각한 '교통체증 도시'답게 완행버스 속 풍경 구경도 여행 묘미
자유·독립 이슬람 사원 이스티끄랄, 기부금 내면 무슬림 직원 안내까지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보로부드르(BOROBUDUR)사원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보로부드르(BOROBUDUR)사원

인도네시아는 수마트라, 자바, 보르네오, 술라웨시 4개의 큰 섬과 13,677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인구는 2억7천3백여만 명으로 세계 4번째 인구 대국이다. 87%의 국민이 이슬람 신자로, 단일 국가로서는 가장 많은 이슬람 신자를 가진 나라이지만 이슬람이 국교는 아니다. 성당, 교회, 불교 등의 신자가 적은 숫자나마 자유롭게 종교활동을 하고 있다. 전국에 4백여 개의 화산이 있으며 현재도 78곳이 활화산이다. 불의 고리에 위치한 '화산의 나라'라 일컬을 만하다. 환율은 1원에 8.7루피, 기후는 열대몬순기후로 겨울철이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이번 여행은 자카르타→ 족자카르타 → 브로모화산 → 이젠화산 → 롬복 → 길리트라왕안 → 발리의 순으로 연재한다.

◆커다란 두리안(The Big Durian)을 닮은 자카르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열대과일중 하나지만 가장 지독한 냄새를 가졌다는 양면의 과일 두리안과도 같다는 자카르타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해 2시간여를 더 날아 수카르노 하타 공항에 내리니 하늘이 잔뜩 흐려있다. SIM카드를 사고 ATM에서 돈을 뽑으니 두둑한 지갑으로 금방 큰 부자가 된 기분이다. 혼자 다니는 배낭여행은 첫날 숙소까지만 들어가면 그 도시에서의 할 일은 절반이 해결된 셈이다. 공항에서 호객하는 택시들 대신 시내로 들어가는 공항버스 담리(Damri)를 타기로 했다. 버스 매표소(Loket)에서 감비르행 버스티켓(4천원 정도)을 산 뒤 조금 기다리니 버스 차장이 "감비르"를 외친다. 출퇴근시간 심각한 교통체증으로 느리게 움직이는 버스안에서 여행자답게 창밖너머로 도심과 분주히 움직이는 자카르타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의 또다른 재미다. 자카르타에서 택시는 그랩(Grab) 어플을 미리 깔고 가서 사용하면 편리하며, 여의치 않을 경우 블루버드(Blue Bird) 택시를 이용하면 미터요금으로 이동할 수 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인근 식당에서 익숙한 나시고랭으로 식사를 마치고 내일 둘러볼 회교사원, 독립기념공원, 따만미니 민속촌 등 일정을 정리했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이슬람사원 마스지드 이스티끄랄의 천장 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이슬람사원 마스지드 이스티끄랄의 천장 돔.

◆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이슬람사원 마스지드 이스티끄랄

자유 또는 독립이란 의미를 지닌 이슬람 사원 마스지드 이스티끄랄 (Masjid Istiqlal)에 도착했다. 회교사원은 신자 외에는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기 때문에 제법 긴장을 했다. 안내원에게 구경을 해도 되냐고 물으니, 무슬림 복장의 직원이 나와 자기가 안내를 해준다며 기부금으로 5만루피를 내라고 한다. 조금 의아했으나 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적고 그를 따라 이곳저곳을 다니며 여러가지 설명을 들었다. 돈이 크게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스티끄랄 내부 모습.
이스티끄랄 내부 모습.

이 모스크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곳으로 광장까지 가득 채우면 12만명이 한꺼번에 예배를 볼 수가 있다. 첫번째와 두번째로 큰 모스크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있다고 한다. 첨탑으로 이루어진 스피커 탑, 그리고 엄청난 규모의 대예배당, 바닥에는 메카를 향하도록 방석모양의 자리가 한 방향으로 표시돼있었다. 말레이시아의 미스지드 네가라(Masjid Negara)처럼 화려한 문양과 기하학적인 아름다운 건축양식은 볼 수가 없었으나 규모는 더 웅장했다.

안내직원은 여행자에게 5가지 무슬림의 계율을 들려준다.

첫째, 알라신을 믿어라.

둘째, 하루 다섯번 기도하라.

셋째, 라마단을 지켜라.

넷째, 가난한 이를 돕는데 부를 쓰라.

다섯째, 죽기 전에 메카를 순례하라.

밖으로 나와 사원 맞은편을 보니 자카르타 대성당(성 마리아성당)이 자리해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높이 132m 독립기념탑 모나스는 자카르타의 상징이라 할수 있으며 32kg의 금을 입힌 불꽃상이 꼭대기를 장식하고 있다.
높이 132m 독립기념탑 모나스는 자카르타의 상징이라 할수 있으며 32kg의 금을 입힌 불꽃상이 꼭대기를 장식하고 있다.

◆독립기념공원을 찾아서

성당에 들러 잠시 묵상을 하고 나와 독립기념탑 모나스로 향했다. 인도네시아도 1945년 일본의 패망으로 독립해 우리와 공통점을 지닌 국가다. 독립을 기념하기 위한 탑이 자카르타 도심 한가운데 성지처럼 조성된 독립기념공원에 세워져 있다. 대통령 집무실을 비롯한 정부의 주요청사와 기관이 기념공원을 중심으로 위치한다. 기념탑은 특별한 예술성이나 상징성은 없어 보였지만 규모는 상당히 컸다. 탑으로 들어가는 입장료는 5천 루피. 엘리베이터를 타고 탑의 꼭대기에 오르는데는 별도로 1만 루피를 받는다. 탑의 아랫부분인 지하는 인도네시아 독립관련 역사관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탑의 꼭대기로 오르니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왔다.야간에는 분수쇼가 펼쳐진다.

인도네시아 최대의 민속공원인 따만 미니 인도네시아 인다에는 27개주 각 지방의 문화와 주거형태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 최대의 민속공원인 따만 미니 인도네시아 인다에는 27개주 각 지방의 문화와 주거형태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따만 미니 민속촌에서 보는 인도네시아

따만 미니 인도네시아 인다(Taman Mini Indonesia Indah)는 '아름다운 작은 인도네시아 공원'이라는 뜻이다. 자카르타에서 가장 각광받는 관광명소로 인도네시아 초·중·고 학생들의 견학코스로도 유명하다. 인도네시아 최대의 민속공원으로 인도네시아 27개주 각 지방의 문화 및 주거 및 의상을 전체적으로 엿볼 수 있다. 그 가옥들 내부에는 해당 지방의 민속품들을 전시해 각기 다른 지역의 문화와 풍속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다.

따만 미니 민속촌 입구.
따만 미니 민속촌 입구.

공원 중앙의 큰 인공호수에는 인도네시아 지도 모양을 한 인공섬들이 꾸며져 있다. 인도네시아의 축소판인 셈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그 위를 지나가며 내려다 볼 수 있다. 크기가 워낙 넓어 걸어서 둘러보는 것은 무리이며 순환버스 등을 이용해서 관람할 수 있다. 공원 안에는 박물관, 쇼핑센터, 식당, 각종 놀이시설, 행사 등 즐길거리도 다양하며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입장료는 한화로 1천 원 정도이며 케이블카 등 각종 시설물을 아용할 때는 별도의 요금을 지불한다.

이외에도 자카르타에서 갈 수 있는 명소로는 몇 년전 화산 폭발이 있었던 크라카타우(Krakatau) 화산 트레킹과 1박2일 일정의 섬방문을 추천해본다.

교통체증이 심각한 자카르타 지하철 내부. 많은 시민들로 붐빈다.
교통체증이 심각한 자카르타 지하철 내부. 많은 시민들로 붐빈다.

◆자카르타의 심각한 교통문제

자카르타는 전 세계저으로 교통체증이 심한 도시중 하나다. 이를 해결하고자 자가용 이용을 제한하기 위하여 일부 정체 구간에 3in1 제도 (1차량 3인 이상 탑승) 및 홀짝 제도 (각 홀수날에는 홀수 차량 통행, 짝수날은 짝수 차량 통행)를 도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카르타 교통정체는 악명이 높기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자가용 합승 아르바이트라는 신종 직업이 생겨나기도 했다. 정체가 심한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서는 차량 한 대에 3명이상 탑승을 해야 통과시키는 것. 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단속 지점 이전에 돈을 받고 합승을 해주고 통과하면 내려주는 직업이 생겨났었다. 효과가 미미하자 2016년 폐지되고 지금은 홀짝제만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과밀에 따른 사회인프라의 부족, 자카르타의 지반침하현상 등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을 위해 인도네시아는 보르네오섬의 동카리만탄으로 수도를 옮기기로 지난해 4월에 공식 발표했다.

박철우
박철우

박철우 자유여행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