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채널을 돌리다가 반가운 노래에 시선이 멈추었다. 화면에는 휠체어에 몸을 태운 한 남자가 'Don't Cry'(돈 크라이)를 열창하고 있었다. 고음역대의 노래를 샤우팅 창법으로 시원하게 뻗어 올리는 그의 목소리가 왠지 낯설지가 않다. 그렇다. 화면속의 주인공은 더 크로스의 보컬리스트 김혁건이었다.
과거 교통사고로 인해 사지마비 장애판정을 받았고 어깨 밑으로는 감각이 없어 자력으로 복식 호흡이 불가했지만, 복식 호흡 보조 장치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꾸준히 발성연습을 해왔다고 한다. 오래 말하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그가 초고음 노래를 완창하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연습을 했을까. 기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역경을 이겨내고 기적을 만들어낸 그의 무대는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인생을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힘들었을 절망적인 순간에도 삶의 의지를 놓지 않고 음악을 공부하는데 주저하지 않으며, 희망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선 그의 노력과 도전정신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좌절과 절망이 더 큰 전진을 위한 힘겹지만 소중한 디딤돌이었던 셈이다.
장애를 극복하고 가능성과 희망을 몸소 보여주었던 영웅들이 있다. 특히, 기계체조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하다 목뼈를 다쳐 사지가 마비되는 중증환자가 되었지만 장애를 딛고 재활의사가 된 이승복 박사,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 승마경기 도중 경추손상으로 전신마비가 되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재단을 설립하여 전신마비환자들의 재활에 헌신했던 영화 수퍼맨 시리즈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 소아마비와 반신불수라는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4번이나 대통령 직을 연임한 미국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
힘든 역경 속에서도 누군가에게 그늘이 되어주고 헌신했던 이들의 감동실화는 인생이 한편의 연극이라고 한다면 그 어떤 연극보다 위대하고 지혜로운 명작이며, 주옥같은 스토리는 인생의 지침서가 되어주는 걸작이다. 절망과 희망의 경계에서 기적을 만들어낸 슬기로운 인생을 통해 얻는 용기와 자신감은 성장에 힘을 주는 원동력이 된다.
긍정의 힘으로 끝없이 도전하며 기적적으로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가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희망의 아이콘이 아닐까.
인내심이 고갈되고 끈기가 바닥을 칠 때 서슴없이 늘어놓은 핑계와 푸념으로 인생을 허비했던 시간을 재구성하고 밀도 있는 삶을 위한 비전을 제대로 세워보자.
마음과 뜻과 목숨을 다하면 거둬진다고 했던가. 인생에서 가장 젊을 날인 오늘 가슴 떨리는 도전으로 희망을 채워보자. 강렬한 절박감과 절실함으로 끈기 있게. 어쩌면 진정한 아름다운 인생이란 꽃길이 아니라 시련과 도전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닐까.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