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武漢)과 한국의 대구. 두 나라의 두 도시는 서로 공통점이 꽤나 많다. '우호 협력' 관계의 두 도시 모두 내륙 깊숙이 위치해 있어 한여름 내리쬐는 땡볕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기후가 비슷한 데다 두 나라 역사에서 혁명적 변곡점을 만들어 온 역사도 각각 갖고 있다. 그런 두 도시가 우한발(發) '코로나19'의 발원지이자, 한국의 코로나19 발생의 숙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아픔을 겪고 있다.
우한이 어떤 곳인가? 중국 내륙 한가운데에 위치한 후베이성의 성도, 우한은 사통팔달의 중심지다. 청나라를 무너뜨린 '우한봉기'가 일어난 혁명도시가 우한이었다. 그런 저항과 혁명가적 기질은 청나라 초기 '백련교도의 난'을 일으켰고, 살아남은 백련교도들은 다시 '태평천국의 난'으로 봉기하기도 했다.
우한은 삼국시대 오나라(東吳)의 손권이 무창(武昌)을 도읍지로 삼은 뒤, 장강(長江, 양쯔강)을 끼고 상업도시로 크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명나라 때 한수(漢水)의 물결이 바뀌자, 한커우(漢口)를 중심으로 우한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우한은 과거의 '우창'과 '한커우' '한양' 세 도시가 합쳐진 메트로폴리탄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이 문화대혁명 발동 직전(1966년) '1호 열차'를 세우고, 장강의 푸른 물결에 뛰어들어 건재를 과시한 역사의 현장이 바로 우한이었다.
우한과 대구의 기질은 엇비슷하다. 한여름 땡볕이 화로와 같이 뜨겁다고 해서 '중국의 3대 화로'로 불리는 우한이 '의협심 강한 협객'이라면, 대구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한마디로 표현될 정도의 의리의 도시다. 호오(好惡)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우한의 단칼 기질처럼, 불의를 참지 못하는 직선적이고 때로는 '고집불통'인 대구 기질은 통한다.
코로나19 사태 초반, 우한과 후베이성 출신에 대한 입국 금지와 멸시 등 혐오와 차별은 극에 달했다. 춘절 연휴를 맞아 해외나 중국 내 유명 관광지로 여행을 간 우한인들은 봉쇄된 우한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호텔에서 이곳저곳 전전했고, 우한 번호판을 단 화물차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쉬지 못하고 일주일 내내 고속도로를 달려야 했다.
춘절 연휴 직전인 1월 23일 '우한 봉쇄령'을 기점으로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2월 12일경 4천여 명 확진자 증가를 고비로 이달 2일에는 193명으로 감소세다. 봉쇄령과 탈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한 확진자로 인한 병상, 의료진 부족 사태로 10일 만에 1천 개 병상 규모의 '훠선산'(火神山)병원 완공이라는 중국식 속도전. 확진 판정은커녕, 진료조차 받지 못한 채 격리 상태에서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시민들.
지금 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의 '데자뷔' 같지 않은가?
그런 우한이 코로나 확산의 절정에서 벗어나는 국면에 '코로나19'는 대구를 덮쳤다. '신천지'라는 종교 집단을 통해 집단 감염이 이뤄지면서, 대구경북은 우한의 전철을 뒤따랐다. 우한에서의 코로나19 초기 감염에 대한 정보 은폐와 축소가 우한시 당국과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면, 대구에서는 집단 감염의 진원지 신천지교회에 의해 은폐되고 조작된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
'우한 봉쇄령'이 내려지자 수많은 시민들이 우한을 탈출, 중국 전역으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그러나 대구는 달랐다. '봉쇄령' 소문에 대구는 차분하게 대응했고, 자율적으로 상가를 닫았고, 모임을 취소하고 외출을 자제했다. 마스크를 살 수 없어도 누구 하나 원망하지 않았다.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하자 대구 의사들은 개인병원을 닫거나, 휴가를 내서 자원봉사에 나섰다. 서울과 부산, 광주는 대구경북 확진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우한과 후베이 지역 병상이 모자라 환자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에도 봉쇄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과 달리 우리는 봉쇄하지 않고 열었고 대구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
대구는 우한과 다르다.
'우한 힘내라'(武漢 加油!)에 나섰던 한국과 세계가 우한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고 있는 '대구경북' 격려에 나서고 있다.
'대구경북, 힘을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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