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만촌동에서 작은 커피숍을 운영하는 A(34)씨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기 상황에 지난해 가을 무렵부터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근근히 버텨왔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처했다.
A씨는 "커피점들이 많이 생기면서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브랜드 커피점 선호도가 높다보니 마진폭을 줄이고 품질을 높여도 동네 커피숍이 살아남긴 힘든 상황"이라며 "마이너스 통장 한도까지 모두 돈을 끌어다 쓴 상황인데 코로나까지 겹쳐 아예 장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4분기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종에서 대출이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침체로 매출 부진에 시달린 영세 도·소매업체들이 대출로 겨우겨우 버티면서 빚어진 상황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741조9천억원으로 3개월 전과 비교해 22조7천억원(9.6%)이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컸으며, 증가율로 따져도 2009년 1분기 11.1%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서비스업에는 음식·숙박업,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빚을 내 영업을 이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취업난을 피해 진입장벽이 낮은 서비스들 업종에 뛰어든 이들이 크게 늘어난 것도 대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도소매·음식·숙박업종에서 새로 생긴 법인 수는 6천738개로 3분기(6천172개)보다 많았다.
서비스업 대출을 은행 업권별로 보면 예금은행에서 나간 대출은 12조7천억원,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 대출은 10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결국 제2 금융권에서 빚을 낸 자영업자들이 증가했다는 의미이며, 대출 부실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말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전체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하나 저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업황부진을 견뎌낼 여력이 부족해 경기둔화 시 대출 건전성이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기타 업종을 모두 합친 전 산업 대출잔액은 작년 말 기준으로 1천207조8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4조1천억원(7.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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