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한윤조] '차악'의 선택이라도 투표는 민주주의의 보루
2주간의 선거 열전(熱戰)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방선거와 14개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본투표가 3일 오전 6시 시작되면서 그 판도라의 상자가 오늘 밤 열릴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선출되는 공직자만 4천227명,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7천723명에 달할 만큼 지역의 일꾼을 자처하는 이들이 넘쳐 난다. 그만큼 투표도 복잡하다. 광역지자체장 및 기초지자체장, 광역 및 기초지방의회의원(지역구·비례대표), 그리고 교육감 등 7명의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데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까지 겹치는 곳에서는 무려 8명의 후보를 검토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선거운동이 공약과 정책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는 당의 색깔과 번호를 외치는 것만으로 기우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상일 것이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높은 23.5%(대구 18.6%, 경북 22.4%)를 기록하며 뜨거운 열기를 보이는 듯하지만, 막상 유권자들의 속내는 복잡하고 무거워 보이기만 한다. 이번 선거 역시 과거와 마찬가지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지역의 미래를 위한 진지한 지방 발전 전략보다는 중앙 정치의 대리전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당의 '내란 척결'과 야당의 '독재 저지'라는 거대 프레임이 맞부딪치면서 지방선거 본연의 의미는 크게 퇴색(退色)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국의 선거판이 혼탁함 그 자체였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의 양대 후보들은 초박빙 접전 속에서도 불필요한 비방을 자제하고 정책 대결을 펼치려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다. 두 후보는 상호 정책과 능력 검증 외에 불필요한 인신공격이나 과거 이력에 관한 비방은 하지 않는 '네거티브 제로'(negative zero) 선거 기조를 끝까지 유지했다. 특히 김부겸 후보의 경우 선거 중 공식 석상에서 '내란'이란 단어를 쓰지 않았다. 이제 선거의 명암을 가를 핵심 변수는 이쪽도 저쪽도 다 싫다는 정치 무관심층의 향방이다. 이들의 마음을 돌려 투표소로 발을 향하게 하고, 비록 내 마음에 쏙 드는 '최상의 후보'가 없을지라도 반드시 돼서는 안 될 최악의 후보를 골라내는 것만으로도 투표의 의미를 갖게 만드는 일이다. 일각에서 나타나는 정치 혐오의 분위기가 투표마저 포기하는 어리석은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독려(督勵)하는 일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가 오늘날 누리는 '1인 1표'의 동등한 투표권은 결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1913년 영국의 에밀리 데이비슨(Emily Davison)은 여성 참정권을 외치며 달리는 국왕의 말 앞에 자신을 던졌고, 무산 노동자들은 차티스트 운동(Chartist Movement)이라는 격랑을 거쳐 선거권을 쟁취했다. 프랑스 혁명 이후에도 여성들이 투표권을 얻기까지 150년이 걸렸으며, 미국의 흑인들은 1965년 '피의 일요일' 유혈 참극과 같은 수많은 희생을 치른 후에야 참정권을 실현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방자치 규정이 제헌 헌법에도 포함돼 있었지만 6·25전쟁과 5·16 군사 정변으로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다가 1995년에야 자치단체장을 직선으로 뽑는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질 만큼 역사적 부침(浮沈)을 겪었다. 최선이 없다면 차악(次惡)이라도 선택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숙명이다. 귀중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고 차악을 택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삶과 지역, 그리고 나라의 발전을 지키는 최소한의 보루(堡壘)다.
2026-06-03 05:00:00
올해 들어 취업 문턱을 한 번도 넘어 보지 못한 15~29세 청년층 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1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4월 청년층 취업 무경험 실업자 수는 5만6천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나 급증했다. 취업 경험이 전혀 없는 실업자 증가 규모가 1만 명을 넘어선 것은 2016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일자리 생태계의 가장 아랫단이자 미래 동력(動力)이 되어야 할 청년층이 노동시장 진입 단계부터 구조적으로 차단당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위험한 신호다. 이 같은 '청년 취업 잔혹사'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전환에 따른 고용 대체 영향이 크다. 그동안 사회 초년생들의 주요 진입로였던 데이터 분석 등 '로(low) 레벨 화이트칼라' 직군이 AI로 빠르게 대체되면서 기업들의 신규 채용 필요성이 급감한 탓이다. 실제로 AI 도입률이 타 직군에 비해 높은 정보통신업, 금융·보험업, 제조업 등에서 고용 둔화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는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혁신의 그늘이 청년들의 일자리를 가장 먼저 삼키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고용시장이 경력직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취업 경험 자체가 없는 청년들은 노동시장에서 아예 사장(死藏)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최근 AI 특수를 누리는 대기업 노조들이 사측에 과도한 이익 분배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키우는 것도 신규 고용 위축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기업의 이윤이 업황 둔화에 대비한 미래 연구나 신규 인력 투자 대신 성과급 잔치로 흘러간다면, 청년 구직난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벌써 AI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임계점(臨界點)을 넘어 극단적인 폭력과 반기술 정서로 번지고 있다. 기술의 잠재력을 역설하던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의 대학 졸업식 연설에 청중의 야유가 쏟아졌고, 데이터센터 건립을 승인한 시의원의 자택에 총격이 가해졌다. 급기야 오픈AI CEO 샘 올트먼의 자택에 화염병이 투척되고 총격 사건까지 발생하며 현대판 'AI 러다이트(기계 파괴) 운동'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이는 결코 남의 나라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고용 절벽에 내몰린 우리 청년들의 좌절감이 언제 어떻게 터져 나올지 우려스럽다.
2026-06-02 05:00:00
'AI 슬롭(AI Slop)'은 클릭 수를 노리고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대량 생산된 글, 이미지, 영상 등 저품질 디지털 콘텐츠를 경멸적으로 부르는 멸칭이다. 의미·완성도가 낮고 스팸처럼 유통되는 AI 슬롭은 우리 일상을 전방위로 잠식하고 있다. 이런 AI 슬롭에 이념적 편향성까지 더해지면 그 폭발력은 몇 배 더 가중된다. 최근 신문 기사를 모방한 합성물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貶毁)한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1980년 5월 20일 자 일간지 기사인 척 교묘하게 합성한 게시물을 통해 5·18이 북한 간첩의 소행이라는 허위 내용을 유포했는데, 이 이미지는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마케팅이 정치권의 논란이 되자 모 국회의원은 드럼통 모양의 텀블러를 소개하는 AI 합성 사진을 공유했다가 가짜라는 지적이 나오자 급히 삭제하기도 했다. 드럼통은 극우 누리꾼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비하(卑下)할 때 사용한다. 대한민국의 AI 슬롭 소비는 외신마저 주목할 정도다. 한국 사회에서 생성형 AI가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열흘 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실재감 결핍: 한국은 어떻게 AI에 대한 현실 감각을 잃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기술 확산 속도에 비해 사회적 안전장치는 뒤처지고 있다고 매섭게 꼬집었다. SCMP가 대표 사례로 꼽은 건 최근 조회수 1천500만 회를 넘기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군, 이른바 '야구장 여신' 영상이었는데 AI로 만들어진 가짜로 드러났다. AI 생성물이 재미를 넘어 공공 안전까지 흔든 사례도 있다. 지난 4월 대전 오월드 늑대 탈출 소동 당시, 생성형 AI로 교묘하게 합성된 '학교 앞 교차로의 늑대' 사진은 재난 당국이 이를 진짜로 판단하고 주민 대피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화면에 떠오른 자극적인 이미지가 나의 정치적 신념이나 문화적 욕망을 완벽하게 자극할 때, 그것이 나를 낚기 위해 던져진 'AI 슬롭'은 아닌지 반드시 한번 의심해 봐야 한다. 주체적으로 판단해 미디어를 소비하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교육이 시급한 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2026-05-27 05:00:00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월가에 타코(TACO)와 나초(NACHO), 살사(SALSA) 등 멕시코 음식 이름을 딴 신조어들이 범람(汎濫)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국을 방문했으나 이란 전쟁의 실타래를 풀 만한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자, 실망과 조롱이 뒤섞인 시장의 냉소(冷笑)가 언어의 탈을 쓰고 빠르게 확산하는 중이다. 미 경제 매체 벤징가가 맥쿼리그룹의 전략가 티에리 위즈먼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월가에서는 '증시가 오르면 공격한다(Stocks Are Lifting, So Attack)'는 이른바 '살사(SALSA)' 시나리오가 급부상하고 있다. 뉴욕 증시가 견조(堅調)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행동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 느끼며 이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는 불과 얼마 전까지 월가를 지배했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의 완벽한 반대 개념이다. 시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거친 전쟁 불사론을 쏟아내더라도 막상 금융시장이 요동치면 결국 한발 물러설 것이라는 일종의 '학습된 기대'를 품어왔다. 그러나 전쟁 발발 3개월이 지난 지금, 이란발 불확실성 속에서도 뉴욕 증시가 굳건히 버텨내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도리어 군사적 폭주를 감행할 정치적 엄호막이자 여유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살사 도박 시나리오의 이면에는 시장을 송두리째 뒤흔들 '나초(NACHO·Not A Chance Hormuz Opens,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가능성은 없다)'의 공포가 숨어 있다.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封鎖)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서 최고 200달러까지 폭등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은 세계 경제를 전례 없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월가에 등장한 자극적인 신조어들은 오늘날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얼마나 불안하게 동거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외교적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지금,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가운 이성으로 호르무즈의 파고(波高)를 주시해야 할 때다.
2026-05-20 05:00:00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는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일정 구독료를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제품을 제공받거나 콘텐츠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OTT 구독 등을 넘어 영양제, 강아지 장난감, 화장품, 책, 술, 작품, 의류, 꽃, 이모티콘 등 각종 서비스로 확대돼 일상생활에 빠르게 스며들었다. 가전 시장도 이미 구독으로 시장이 재편된 지 오래다. '소유'에서 '경험'으로 개념이 옮겨갔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11일 전기차 대중화의 최대 문턱이었던 초기 구매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구독 서비스'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차량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값을 초기 비용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제를 철폐(撤廢)해 소비자는 차체만 구매하고 배터리는 매달 사용료를 내는 리스 방식을 택함으로써 내연기관차 수준의 가격으로 전기차를 소유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구독경제'를 전기차에 도입함으로써 친환경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하지만 제도 도입에 따른 장밋빛 전망 못지않게 소비자가 짊어질 장기적 비용 부담과 법적 회색지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아 보다 치밀한 후속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구독'이라는 편리함 뒤에 숨은 경제적 함정(陷穽)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리스료에는 배터리 원금뿐 아니라 이자와 사업자의 마진이 포함되기 때문에 차량을 장기간 운행할 경우 매달 지불하는 구독료 총액이 배터리를 직접 구매했을 때의 비용을 상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소유권 분리에 따른 복잡한 권리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다. 차체와 배터리의 손해 책임 주체가 달라지면 보험료 산출과 보상 과정에서 소비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또 중고차 거래 시 배터리 리스 계약 승계 문제 등 기존에는 없던 번거로운 변수들도 생겨난다.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친환경 차로의 전환 속도를 가속해 줄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조기 안착'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세심한 제도 설계와 업계의 합리적인 서비스 모델 제시가 필수적이다. 이번 실증 사업이 대한민국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6-05-13 05:00:00
[세풍-한윤조] '분만실 뺑뺑이' 없게 분만 인프라 지켜야
저출산의 오랜 터널 끝에 빛이 보이는 듯하다. 합계출산율 0.72명으로 인구절벽을 넘어 국가 존폐를 걱정해야 했던 대한민국이었지만, 지난해부터 합계출산율이 14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저출산 국면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올 2월 출생아 수는 2만2천898명, 합계출산율은 0.93명으로 집계되면서 아이 낳겠다는 의지가 살아나는 것인지 조심스러운 희망도 엿보인다. 그러나 의료 현장의 시계는 거꾸로다. 정작 아이 낳을 병원과 아픈 아이를 데려갈 소아·청소년과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 사이 산부인과 275곳, 소아청소년과 662곳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 188명이었던 산부인과 레지던트는 올해 단 1명에 그쳤다. 당장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는 '분만실 뺑뺑이' 사건만 봐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최근 청주의 30대 임신부가 응급 분만 병원을 찾지 못해 부산의 한 종합병원으로 뒤늦게 이송됐으나 결국 29주 된 태아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월 말 대구에서 가 119 신고 4시간 만에 경기 분당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쌍둥이 중 한 명이 숨진 지 두 달 만에 또다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1일 청주의 한 산부인과에서는 산모의 출혈로 태아의 심박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긴급 상황이 벌어져 인근 상급종합병원 6곳에 이송 가능 여부를 타진했지만,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119는 전국 단위 수배로 전환해 전국 41개 의료기관을 수소문한 끝에 산모는 3시간 30분 만에 소방 헬기를 통해 부산까지 이송됐다. 하지만 산모는 무사했으나 태아는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 2월 말에도 대구에서 조산(早産) 증세를 보였던 28주 차 쌍둥이 임신부가 대형 병원 7곳으로부터 수용을 거부당하다 신고 4시간 만에 분당서울대병원까지 이송돼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 1명은 태어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저산소증으로 숨졌고, 다른 1명은 뇌 손상을 입어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아야 했다. 재작년 추석 연휴에는 25주 차 임신부가 병원 75곳에 무려 187통의 전화를 돌린 뒤에야 받아주겠다는 산부인과 병원을 찾을 수 있었다. 8시간 반 동안의 응급실 뺑뺑이였다. 지역에서의 필수 의료 공백은 이미 '사망 선고'라 불릴 만큼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 최근 들어 고령 산모와 조기 출산, 다태아(多胎兒) 출산 등 고위험 분만이 늘고 있는데 분만 전문 산과 전문의, 신생아 전문의는 턱없이 부족해진 지 오래다. 2020년 기준 전국 산부인과 전문의 5천900여 명 중 실제 분만을 담당하는 비율은 8~15% 수준인 데다, 특히 고위험 분만을 담당하는 의사는 그중에도 10~20% 수준으로 약 80~120명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저출생 극복을 외치면서 정작 임신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시스템이 불안해서는 안 될 일이다. 장기적으로는 적정 규모의 전문의 확보가 필수적이겠지만 당장 확충이 어렵다면 있는 인력이라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 단위 '실시간 응급 이송 핫라인'과 광역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 필수 의료를 기피하는 의료계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책임에 비해 보상이 낮은 데다, 의료 사고 발생 시 민형사상 책임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한 의료진을 보호하는 형사 처벌 면책(免責) 범위의 현실화에 대해서도 정부는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2026-05-06 05:00:00
45조원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이달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반도체(DS) 부문과 완제품(DX) 부문으로 조합원이 균열(龜裂)하는 '내부 갈등'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인공지능 호황의 수혜를 입은 반도체 부문과 달리 중국의 공세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스마트폰과 TV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의 '상대적 박탈감(剝奪感)'이 노조 탈퇴와 내부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열흘 만에 2천500여 명의 조합원이 이탈했다는 사실은 이번 파업의 동력이 내부에서부터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블라인드와 삼성전자 노조 소통방에는 "노조 셀프 와해가 잘 되어 간다" "참고 참다가 더 못 참아서 탈퇴한다"는 불만의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정치권과 국민의 우려 섞인 시선에 대한 노조 지도부의 대응 방식 또한 아쉬움을 남긴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책임 의식'과 '연대 의식'은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환기한 것이다. 이를 두고 LG유플러스 노조를 향한 이야기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는 타사 노조와의 노노(勞勞) 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겁하기까지 하다. 여기에다 반도체 부문 사내 게시판에서 초기업 조합 소속 조합원들 주도로 '기부금 약정 취소'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는 이들의 이기심이 어디까지인지 입을 다물 수 없게 한다. 희귀질환, 장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 등 다양한 사회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임직원들이 매월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매칭해 기부하는 사회 공헌 활동인데, 이 돈이 회사의 '생색용'으로 쓰인다며 기부금 약정을 취소했다는 노조원들의 인증 글이 잇따르고 있다. 성과급 요구와 파업 엄포에 일부 증권가에서는 벌써 삼성전자에 대한 주식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고,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기존 대비 10% 이상 낮췄다. 노조의 이기심이 삼성전자 전체의 가치를 훼손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더구나 이번 삼전 노조의 요구는 기존 노동운동이 추구하는 사회적 평등 추구나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 약자를 향한 연대(連帶) 의식 없이 철저히 '개인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우려스럽다. 이러고도 스스로 노동운동을 한다고 자처할 수 있겠는가? hanyunjo@imaeil.com
2026-05-05 05:00:00
전 세계적인 전쟁 이슈과 국내 6·3 지방선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된 사이 최근 문화계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문화예술계 기관장 인사(人事)를 둘러싼 파열음이 거세게 터져 나오고 있다. 수많은 문화예술인과 관련 학계, 심지어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까지 거리로 나와 성명을 발표하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지만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할 뿐이다. "축구 국가대표 감독 자리에 강호동이나 서장훈을 앉히는 격"이라는 예술계의 일갈(一喝)은 현재 정부의 인사 철학이 얼마나 처참한 수준인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전문성을 도외시한 채 정권에 대한 충성도와 친소 관계만으로 국책 연구기관과 국립극장의 수장을 낙점했다는 점이다. 특히나 논란이 큰 인물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으로 임명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다. 이곳은 2030년까지 방한 관광객 3천만 명 시대를 열기 위한 국가 정책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정책 연구 이력이 전무(全無)한 인사가 단지 과거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는 이유만으로 박사급 연구원들이 포진한 국책 연구기관의 수장이 된 것은 연구 생태계에 대한 모독(冒瀆)이다. 특히 황 씨는 2021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가 보은 인사 논란에 사퇴한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자격 논란이 일긴 국립정동극장장으로 선임된 코미디언 출신 서승만 씨도 마찬가지다. 과거 자극적인 SNS 게시물로 논란을 빚고 정당 활동에 매진해 온 인물이 스타 공연기획자와 예술계 거목들이 거쳐 간 자리를 꿰찼다. 예술 경영은 단순한 공연 기획을 넘어 재무, 인사, 노무 등 조직 전반을 관리하는 고도의 전문 영역인데 말이다. 이러한 '코드 인사'와 '낙하산 인사'는 조직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을 넘어 정책의 신뢰성을 근본적으로 좀먹는 행위라는 것을 정부도 모르지 않을 텐데 이번 인사는 아무리 봐도 무리수다. 실적이 아닌 충성심이 평가 기준이 되는 조직에서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예술 행정이 꽃필 리 만무(萬無)하다. 정치가 예술을 지배하는 순간 예술은 권력의 선전 도구로 전락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예술가들에게 돌아간다. "예술을 정치의 놀이터로 만들지 말라"는 현장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2026-04-30 05:00:00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선 저렴한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지도 사이트 '거지맵'이 인기라고 한다. 치솟는 외식 물가 속에서 그나마 저렴한 가성비 식당을 찾아보려는 노력이다. 사이트에는 지도 외에도 할인 정보와 절약 방법을 공유하는 '거지방' 커뮤니티도 활성화돼 있다. 생활비를 줄이는 각종 꿀팁을 공유하는 것이다. 배달 소비를 줄이기 위한 '음식만안와요'라는 사이트도 있다. 여느 배달앱처럼 이용자가 배달 주문을 체험할 수 있지만 실제 결제와 배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가짜 주문'을 완료하면 주문한 음식만큼의 '칼로리와 돈을 아꼈다'는 메시지만 표시될 뿐이다. 역시 식생활비 절약을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의 아이디어다. 중동 전쟁의 여파(餘波)가 아직 물가 통계 지수에 채 반영되지도 않았지만, 가계 소비지출 중 식비 비중을 뜻하는 '엥겔계수(Engel's coefficient)가 지난해 이미 3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엥겔계수는 30.4%로 31년 전으로 회귀(回歸)했다. 중동발 유가 상승의 여파가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비의 상승을 크게 자극하고 있어 아마 올해 엥겔계수는 훨씬 더 가파르게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끼니를 해결하는 데 사용되는 돈이 늘어난 만큼 다른 지출은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엥겔계수는 흔히 경제학에서 가계 생활 수준을 측정하는 데 주로 사용한다. 식료품은 필수품이므로 소득과 상관없이 소비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어나진 않기 때문이다. 엥겔계수가 20% 이하면 상류, 25~30%면 중류, 30~50%면 하류, 50% 이상이면 최저 생활 등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 전체의 엥겔계수가 31년 전으로 회귀했음은 그만큼 우리의 평균 가계 생활이 팍팍해졌다는 의미이겠다. 더구나 지금 드리우고 있는 고물가의 충격은 저소득층에 더 가혹(苛酷)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식비 부담이 경상소득의 20%를 넘는 가구 비중은 소득 10분위(상위 10%)의 경우 3.8%에 불과했으나, 소득 1분위(하위 10%)는 무려 93.3%에 달했다. 식비에 허리가 휘는 이 같은 소비 구조는 코스피 6,400 시대에도 불구하고 외부 충격에 취약한 우리 경제의 허약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 준다.
2026-04-23 05:00:00
지난 12일 밤(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예수처럼 묘사한 이미지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여론의 거센 비난에 직면(直面)했다. 이는 트럼프가 교황 레오 14세를 향한 맹비난 와중에 올린 것으로, 흰옷에 붉은 망토를 걸친 채 환자 이마에 손을 얹은 자신을 마치 예수처럼 묘사하고 있다. 곧장 '친트럼프' 성향의 보수 진영 내부에서조차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그는 12시간 만에 게시물을 삭제했으나, 이미 '신성모독' 논란과 각종 패러디의 조롱거리가 된 후였다. 네티즌들은 물 위를 걷는 트럼프, 물 위에서 골프 티샷을 하는 트럼프 등 패러디를 내놓으며 비아냥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공인의 정제(整齊)되지 않은 메시지가 얼마나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지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와 유사한 설화(舌禍)가 우리 정부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스라엘 방위군의 행태를 비판하며 "유대인 학살과 다를 바 없다"는 글을 SNS에 게시한 것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즉각 유대인 학살을 경시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오목 좀 둔다고 명인전에 훈수하는 분들, 훈수까지는 좋은데 판에 엎어지시면 안 된다. 집안싸움에 집착하다 지구 침공에 나선 화성인을 편들 태세인데, 일단 지구부터 구하고 봐야 하지 않겠냐"며 우회적인 비판을 이어 갔다. 국제인도법 준수와 인권 보호라는 이 대통령의 핵심 메시지 자체에 백번 공감한다 하더라도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과거 사건을 끌어와 비유한 것은 명백한 실책이다. 이는 본래의 취지를 가릴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외교 참사'를 빚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대통령의 잦은 SNS 발언은 시민과 직접 소통하고 정책 동력을 얻는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그러나 SNS 특유의 단편적이고 직설적인 어법은 자칫 정책의 본질을 왜곡하거나 불필요한 오해를 자초할 위험이 크다. 트럼프의 사례가 증명하듯, 정제되지 않은 말 한마디는 더 큰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정부는 소통의 양(量)보다 질(質)에 집중하며, 보다 신중하고 책임 있는 메시지 관리에 나서야 한다.
2026-04-16 05:00:00
현재 대구 도심의 주요 사거리는 그야말로 현수막의 바다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로를 향한 비방과 헐뜯기로 얼룩진 '정치 현수막'이 즐비하게 걸려 시민들의 피로감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무질서하게 엉킨 정치 현수막은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이렇게 '현수막 공해'가 만연(蔓延)하게 된 것은 중동 전쟁 상황으로 나프타 수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며 가격이 30%가량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현수막의 절대적인 가격 자체가 저렴하다는 점이 꼽힌다. 크기에 따라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10만~13만원 선이면 자신의 얼굴을 내붙인 현수막을 걸 수 있으니 홍보 효과를 노리는 정치권 인사들에겐 매혹적인 홍보 수단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런 '혐오(嫌惡)의 현수막'이 난무하게 된 데는 2022년 국회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옥외광고물법을 개정함으로써 '정당이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보장되는 정책·정치적 현안에 대해 허가·신고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예외 조항을 뒀기 때문이다. 정치적 목적의 현수막을 자유롭게 걸 수 있게 되면서 시민들은 횡단보도, 사거리 등 발걸음을 멈추거나 주정차를 해야 하는 거의 모든 공간에서 자극적이고 불쾌한 정치 구호를 마주할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 6일 환경단체인 자원순환사회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선거 현수막 사용 전면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비닐, 포장재, 섬유 등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의 공급 불안이 국민 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정치 현수막이 자원 낭비와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만큼 실효적인 규제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현수막 대부분이 폴리에스터 등 석유화학 기반 합성섬유로 제작, 자연분해가 어렵고 매립이 불가능해 소각(燒却) 처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선거용 폐현수막은 2020년 총선 1천739t, 2022년 대선 1천110t, 2022년 지선 1천557t, 2024년 총선 1천235t에 달했다. 공공 공간을 사유화하고, 시민의 시선을 강제로 점유하며, 선거 후엔 플라스틱 쓰레기로 남는 현수막 정치는 이제 시대에 맞게 변화할 필요가 있다. 한윤조 논설위원 hanyunjo@imaeil.com
2026-04-09 05:00:00
미국과 이스라엘-이란 간 전쟁이 한 달을 넘어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들이 각종 사업에 연계되며 '이해 충돌' 비판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여느 정치인이라면 벌써 스캔들로 확산해 도덕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겠지만, 워낙 막무가내식 언행을 일삼는 트럼프인 데다, 그들 일가의 대놓고 전쟁을 빌미로 돈벌이하는 행동에 그 어느 누구도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최근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의 두 아들이 투자한 무인기(드론)업체가 이란의 공격권에 놓인 걸프 국가들을 상대로 마케팅에 나섰다고 한다. 미국 플로리다 소재 드론 업체 '파워유에스(PowerUS)'는 최근 이란의 미사일·드론 위협에 노출된 중동 국가들에 요격(邀擊)용 드론 체계를 집중 홍보하고 있는데, 이 업체는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가 연계돼 있다. 특히 최근 6천만달러(약 9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으며, 트럼프 일가와 연관된 상장사 '아우레우스 그린웨이 홀딩스'와의 역합병(逆合倂)을 통한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중동의 안보 수요와 미국의 방산(防産) 예산 증액이 트럼프 대통령 아들 관련 기업의 사업 기회로 이어지는 셈이다. 중동 특사로 활동하는 트럼프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 역시 이해 충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가 설립한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Affinity Partners)'는 사우디 국부 펀드와 카타르 및 UAE 등 중동 자본과 밀착된 사업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가운데 전쟁 중재 협상자 역할로 쿠슈너의 이름이 연일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이번 전쟁으로 인해 가족 기업이 수익을 올리게 된 형국이다. 트럼프의 오락가락하는 말 뒤에는 '폴리마켓'이라는 암호화폐 기반의 온라인 예측 시장이 놓여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원래는 선거나 스포츠, 경제 전망 등에 쓰이던 예측 시장이 전쟁으로 확장하며 기사 한 건에 수백억달러의 베팅이 오가는 '워 카지노'가 돼 버린 모습이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 공습(攻襲)하기 불과 수시간 전 폴리마켓에 '마가맨(Magamyman)'이라는 계정이 등장해 이란 전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3월 이전에 권좌(權座)를 떠날 것이라는 데 대규모 베팅을 했고, 마가맨은 53만달러(약 7억7천만원)의 수익을 챙겼다. 그 외에도 폴리마켓에서는 이번 이란 공습과 관련해 약 5억달러(약 7천억원)의 금액이 거래됐고, 지상전 가능성 베팅에만 현재 2천300만달러(약 335억원)가 걸려 있다. 이 폴리마켓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미국은 전쟁 초기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한 초등학교를 타격해 175명의 어린이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최악의 오폭(誤爆) 참사로 꼽힌다. 최근에는 이란의 고속도로를 폭격해 100여 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낳기도 했다. 이 같은 민간인 공격은 국제법상 금지된 전쟁범죄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트럼프는 이란의 민간 발전시설과 교량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며 악다구니를 쓰고 있다. 전쟁이 끝난 뒤, 아니면 트럼프의 임기가 끝난 뒤에라도 미국 국민들은 분명히 나서 이 같은 트럼프의 계산된 정치 놀음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과연 이 전쟁의 이유가 이란 핵 확산 방지인지, 트럼프 집안의 부를 확장하기 위한 것인지 헷갈릴 정도인 도덕적 해이(解弛)에 대해 전 세계인들은 분명 기억하고 그 잘잘못을 따져 물어야 할 것이다.
2026-04-08 05:00:00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전쟁이 한 달을 넘어서면서 석유·화학 제품은 물론이고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까지 충격파가 전달되고 있다. 그중 생각지도 못한 한 분야가 바로 전 세계적인 식량 가격 상승(애그플레이션) 우려다. 당장 하반기 수확량 감소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전쟁 여파로 중동의 물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글로벌 비료 공급망(供給網)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질소 비료(肥料)'의 공급난을 가장 큰 위협으로 꼽는다. 질소는 작물 성장에 필수적인 성분으로 투입 시기를 놓치면 즉각적인 수확량 감소로 이어진다. 전쟁 이후 질소 비료의 기준인 이집트산 요소 가격은 톤당 최대 700달러 선으로 전쟁 전과 비교해 75% 가까이 뛰어올랐다. 수입처를 다변화해 베트남 등지에서 요소를 구하려 해도 역시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물량 부족에 동남아 기준 요소 가격 역시 톤당 700달러까지 상승해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심지어 수송 자체를 장담할 수 없다 보니 미국과 유럽에서는 비료 생산자들이 아예 가격 책정을 포기해 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걸프만이 세계 비료 생산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게 된 것은 비료의 주원료인 암모니아를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해 만들기 때문이다. 생산 비용의 70~90%가 천연가스라고 한다. 카타르에너지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중단한 순간 비료 공장도 함께 멈춰 선 것이다. 유통 또한 문제다. 전 세계에서 해상으로 운송되는 비료의 약 3분의 1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시장조사 기관 CRU는 현재 비축분(備蓄分)으로 버티고 있으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작황 타격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북반구의 봄 파종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당장 호르무즈 해협이 뚫린다 해도 비료를 생산하고 이를 운송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지금 우리는 당장 에너지 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지만, 머지않은 시일에 애그플레이션이 닥치고 이것이 다시 육류와 낙농업에까지 영향을 주며 올 연말에서 내년 초 식료품 전체 가격을 밀어 올릴 거라는 건 예정된 수순이다. 연쇄적으로 확산할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정부의 사전 대처가 필요하다.
2026-04-02 05:00:00
24일 오전 9시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했던 48시간 시한이 끝난다.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하겠다"고 선을 그었던 그 시간이다. 강경한 그의 말에 전쟁이 장기화(長期化)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23일 한국 증시는 오전 한때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크게 휘청이다가, 코스피 지수 5,405.75로 하락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이 대화를 시작했다는 말도 흘러나오지만, 아무래도 이란이 트럼프의 엄포에 겁을 집어먹고 호르무즈 해협을 포기할 것 같진 않다. 오히려 이란은 자국 발전소가 공격당할 경우 페르시아만 지역의 미국 관련 에너지 목표물, 정보기술(IT) 시설, 해수 담수화 인프라를 타격할 것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3주를 넘어선 가운데 일관성 없이 계속해서 바뀌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정세를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그는 20일(현지 시간) 대이란 군사작전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의에서 "(이란과) 대화를 나눌 수는 있지만 휴전(休戰)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서는 '대규모 군사적 노력 축소 검토'를 밝혔다. 또 다음 날인 21일에는 "48시간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발전소를 완전히 파괴(obliterate)하겠다"고 썼다.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는 건지, 아니면 지루한 싸움이 이어질지 예측조차 할 수 없다. 트럼프의 최후통첩(最後通牒) 이후엔 어떤 혼란이 닥칠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다. 발전소 공격은 국제법 위반 소지가 크다. 발전소는 민간 전력 공급 시설인 만큼, 타격 시 발생하는 민간인의 고통이 군사적 이득보다 크다면 명백한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란이 먼저 국제법을 어기고 민간 시설을 '방패'로 삼고 있다며 책임을 돌렸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국제법을 위반해 의도적으로 군사와 민간 시설을 혼용해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현재 국제 사회는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에너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 세계인들이 언제까지 트럼프의 엎치락뒤치락 행보에 맘 졸이며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나. 전쟁이 끝나야만 한다.
2026-03-24 05:00:00
문성요양복지센터에서 열린 '주민과 함께하는 문성 이야기'가 지난 20일 성료됐다. 이번 행사는 See씨울림(회장 손효성), 청라시낭송문학회(회장 박찬흥), 문성요양복지센터(원장 김상순)가 함께 마련한 자리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문학의 장으로 펼쳐졌다 특히 전국 시낭송 대상 수상자로 구성된 낭송가들과 장기요양시설 평가 3회 연속 9년간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문성요양복지센터 종사자들이 함께 참여했다. 그 외에도 국보문학 열린시세계(동인회장 이성칠) 장영환, 이윤숙(전 회장), 권영숙, 이순필, 전진식 등 시인들이 참석해 자리를 더욱 빛냈다 행사에 앞서 김상순 원장은 "바쁜 일상에서 잠시 멈추어 시 한 편의 울림과 웃음을 통해삶의 여백을 찾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문성요양복지센터는 앞으로도 시낭송을 통한 문학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의 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2026-03-23 12:47:52
워낙 불안정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반감(反感)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캐나다·독일·프랑스·영국 등 미국의 핵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보다 중국을 더 의지할 만한 상대로 보는 여론이 확산할 정도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영국 여론조사 기관 퍼블릭 퍼스트와 함께 5개국 성인 1만289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미국을 제외한 핵심 4개 동맹국(同盟國)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통치하는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에 의지하는 것이 나은가?'라는 질문에 '중국'이라는 답변이 더 많았다. 나라별로는 캐나다 응답자의 57%는 중국을, 23%는 미국을 꼽았고, 독일에서는 중국 40%·미국 24%, 프랑스에서는 중국 34%·미국 25%, 영국에서는 중국 42%·미국 34%로 집계됐다. 다만 미국에서는 미국을 택한 응답이 약 63%, 중국을 택한 응답은 약 30%로 나타났다. '향후 10년 뒤 어느 나라가 세계의 지배적 국가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서도 답변의 양상은 비슷했다. 독일 응답자의 51%, 캐나다 49%, 프랑스 48%, 영국 45%가 중국을 꼽았다. 반면 미국을 택한 비율은 독일 33%, 캐나다 35%, 프랑스 36%, 영국 41%였다. 폴리티코는 이런 여론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優先主義)'를 불편하게 보는 시선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지연, 나토 동맹국들에 대한 경제적 압박,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인권이사회(UNHRC) 등 주요 국제기구 이탈, 고율의 관세, 그린란드 편입 위협,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발언 등이 동맹국들의 불신을 키웠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 조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실행하기 이전인 지난달 6일에서 9일까지 실시된 것이어서, 전쟁 이후 트럼프에 대한 세계인들의 시선은 더욱 냉담(冷淡)해졌으리라 짐작된다. 트럼프의 '호르무즈 군함 파견' 요청에 유럽 각국이 서둘러 손절 신호를 보낸 것만 봐도 그렇다. 오랜 서방 질서를 균열시키는 트럼프의 행동에 미국 의회는 왜 손 놓고 구경만 하는 것인가?
2026-03-19 05:00:00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유행이 드디어 한풀 시들해지는가 하더니, 그 뒤를 이어받겠다며 다양한 먹거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핫하게 떠오른 것은 중국 상하이 전통 디저트를 변형한 '버터떡(황요우)'이다. 역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을 앞세운 디저트인데 개당 300~400㎉에 달하는 고열량에도 입소문을 타고 해외 직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오리온이 봄 시즌 한정판으로 출시한 '촉촉한 황치즈칩'은 온라인상에서 정가의 5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다. 금세 품귀 현상을 빚다 보니 최근 열흘간 오리온 고객센터에 접수된 상시 판매 요청만 1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숏폼 플랫폼을 강타한 방송인 강호동의 '봄동 비빔밥' 챌린지에 마트에서는 봄동이 동나는 희귀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행이 번지자 편의점 이마트24는 봄동 할인 사전 예약 프로모션에 돌입했고, GS25와 CU는 아예 비빔밥 완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새로운 먹거리 트렌드가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다. 숏폼을 타고 유행하는 해외 디저트와 레시피가 연일 화제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에 대중의 피로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지나치게 짧은 유행 주기로 인해 식문화(食文化)의 본질이 흐려지고 불필요한 과잉 소비만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돌이켜 보면 대한민국을 강타한 먹거리 유행 변천사(變遷史)는 상당히 오래됐다. 약 10년 전 유행하면서 골목골목마다 대왕카스테라 가게들이 즐비하게 들어섰다가 얼마 못 가 문을 닫는 사태가 속출했고, 2023년 유행했던 탕후루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허니버터칩은 공장 설비를 추가 설치할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그리 오래지 않아 기억 속으로 사라졌고, 포켓몬빵과 두바이 초콜릿 역시 빠르게 흐름을 탔다. 이런 소비 흐름은 SNS 알고리즘을 타고 한층 빠르게 회전되고 있다. 더구나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더 이색적이고 자극적인 메뉴를 찾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과잉 소비마저 조장되고 있다. 워낙 유행에 민감한 한국인이라지만, 이 같은 '반짝 유행'이 한국인들의 트렌드 중독 현상을 한층 가중시키는 건 아닌지 의문이다.
2026-03-12 05:00:00
6,000선을 돌파하며 가파르게 치솟았던 한국 증시가 중동 전쟁 발발로 인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4일 하루 만에 12% 넘게 급락했다가 다음 날은 9% 이상 급등하는 등 지수가 종잡을 수 없이 요동쳤다. 중동 전쟁의 여파로 오일 쇼크와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세계 경제를 덮치고 있는 가운데 작은 뉴스 하나에도 증시가 부침(浮沈)을 반복하는 취약한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쉽게 쌓아 올린 모래성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허물어지기 마련이다. 이란 사태 발발 직후인 이달 4일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12.1% 하락한 반면 일본과 대만 주가지수 하락률은 각각 3.6%와 4.4%에 그쳤고,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오히려 0.5% 오른 것과 비교하면 유독 변동 폭이 크다. 지정학적 충격은 언제나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유독 심각한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 여기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빚투(빚을 내서 투자)' 규모가 역대급으로 커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놓는다. 유례없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 '불장'에 너도나도 빚내서 투자하는 이들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최근 33조원까지 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5일 기준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7천여억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닷새 만에 1조3천억원이 급증했을 정도다. 한국 증시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5,000'이라는 목표 아래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권한을 확대하는 등 강력한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 덕분에 무려 1.5배 이상 지수를 끌어올리며 과거 어느 때보다 외형을 확장했지만, 아직 그에 걸맞은 시장의 체질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봤을 때 개인투자자 비중과 거래 회전율이 높다. 그만큼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하고 주가수익률의 변동성도 높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증시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손바뀜은 더욱 빨라졌고, 빚투는 무려 82%나 증가했다. 이에 비해 외국은 연기금과 같은 장기 투자자금, 기관투자자, 기업 자금 등 장기 자본이 시장의 중심을 이루면서 단기적 시장 변동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외부 영향으로 시장이 급락할 때 완충(緩衝) 역할을 하는 것도 이런 자금들이다. 금융자금이 기업 투자나 장기 자본으로 흘러가기보다 단기 자산시장으로 몰리는 현재 구조는 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자산시장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확장 구조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단기 투자에 집중된 개인투자자 탓으로 돌리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궁극적으로 금융자금의 흐름을 바꿔 금융이 단기 자산 투자보다 기업과 산업으로 흐르고, 장기 자금이 시장을 굳건히 하는 중심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산시장도 안정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도 이런 맥락(脈絡)일 것이다. 쉽게 무너지는 모래성이 아닌 우리 경제를 뒷받침할 탄탄한 경제 기반으로 주식시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주식 장기 보유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장기·가치 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숫자가 아니라 우리 증시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건전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이다.
2026-03-11 05:00: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압송한 데 이어,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 그의 가족까지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른바 '까불면 다친다(FAFO·FXXX Around Find Out)'는 전략이 또 한 번 적용된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의 반응은 날카롭다. 다음 번 표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될 수도 있다는 신변의 위협을 강력하게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일 이란 공습에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공인된 국제법 위에 국내법을 올려놓고 저들의 이기적, 패권적 야욕 달성을 위해서라면 군사력의 남용도 서슴지 않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후안무치한 불량배적 행태를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란 공격이 핵 억제는커녕 전 세계 핵 확산을 더 강화하는 역설(逆說)적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과 같이 트럼프의 목표가 될 수 있는 국가들이 정권 전복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체제 생존 수단으로 외교보다는 핵 개발에 더 전력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1일(현지 시간) 미 싱크탱크는 "특히 미국의 적대국들이 향후 외교적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면서 "미국이 손을 내미는 협상이 시간을 벌고 정보를 얻어 결국 정권 교체를 이뤄내려는 '위장(僞裝) 전략'에 불과했다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 같은 대외 정세 변화는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기를 더욱 가중시킬 전망이다. 특히 공격을 받은 이란이 당장 걸프 지역 6개국의 공항과 기반 시설을 타격하며 '물귀신 작전'을 펴며 반격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북한이 공격당했을 경우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은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가 될 것임이 불 보듯 뻔하다. 주변국에 위기를 일으켜 작전 중단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보다 한층 더 미국과 강하게 협력해 앞으로의 한반도 정세를 기민하게 살피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우방국들과의 외교·안보 레이더망을 총가동해 혹시나 우리가 처하게 될 위협은 없는지 면밀하고 깊숙하게 분석해야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라지만 FAFO에 예외가 없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26-03-05 05:00:00
김종훈 전 국회의원, 대한민국항공회 제 30대 회장에 선출
김종훈 전 국회의원이 대한민국항공회 제 30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신임 회장은 외교·경제·통상 정책 분야를 두루 거친 경제·통상 전문가로, 국회의원 재임 시절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와 대외 협력 정책을 주도해왔다. 또 대한체육회 국제교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국제 스포츠 네트워크를 확장에 기여하 바 있으며, 1천500회 이상의 패러글라이딩 실 비행 경험을 보유한 항공 스포츠인으로 현장 이해도 역시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책 전문성과 국제 감각, 그리고 실무 경험을 겸비한 김 회장은 대한민국 항공스포츠 및 일반항공(General Aviation) 산업 전반의 제도적 정비는 물론 미래항공 모빌리티 분야의 성장에도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대한민국 항공 산업은 기술 혁신과 글로벌 경쟁이라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면서 "회원들과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과 항공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중점 추진 과제로는 ▷드론, UAM(도심항공교통) 인프라 구축 ▷항공 규제 혁신 ▷국제 협력 및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항공 산업·스포츠·미래항공을 아우르는 통합적 항공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대한민국항공회는 이번 회장 선출을 계기로 항공스포츠 저변 확대와 항공 산업 간 융합, 그리고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조직 혁신과 정책 역량 강화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한편, 대한민국항공회는 1945년 설립된 국내 항공 분야 대표 단체로, 1956년 국제항공연맹(FAI)에 가입하고 국토교통부 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 1981년부터는 매년 10월 30일 '항공의 날'을 주관하며 항공인의 위상 제고에 기여해왔다.
2026-03-04 16: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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