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만큼은 아니지만 경북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상당하다. 경북 각 학교들도 저마다 온라인을 활용한 학습 보완 대책을 실시 중이다. 다른 지역 학생이 많은 학교는 더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영천 산자연중학교(교장 이영동 신부) 얘기다.
산자연중 전교생은 50여 명.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곳인데 현재 절반 이상의 학생이 대구경북 이외 지역 출신이다. 이들 학생의 학부모로선 경북에 자리한 산자연중에 자녀를 보내는 게 더욱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산자연중이 발빠르게 온라인을 활용키로 한 이유다.
물론 다수 학교가 온라인을 활용,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문제는 EBS 시청이나 온라인 학습 등이 학생들의 자발성에 의존, 그 효과에 의문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학원 등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지기도 한다.
산자연중은 일찌감치 온라인 학습 준비에 들어갔다. 2월 말 신학기 교과서는 물론 학습 자료, 학습 시간표 등을 각 학생의 가정으로 보냈다. 단순하게 EBS나 온라인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분석한 후 그에 맞춰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을 재구성했다.
산자연중은 기존 학습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단선적이고 일방적인 온라인 학습의 단점을 극복하려고 한 게 산자연중의 '아이티 스쿨(IT School)'. 실시간 화상 수업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하는 과정이다.
교사들이 직접 교과 교실을 온라인상에 개설, 학생들과 실시간으로 만난다. 교사들은 학교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은 가정에서 수업을 듣는다. 학생들은 일일 학습 후 반드시 학습 결과물을 담임교사에게 이미지로 전송해 확인까지 받도록 했다. 교사들은 결과물을 보고 '피드백'을 해준다.
수업은 하루에 6시간씩 정규 시간표대로 진행한다. 수업 교과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역사), 정보(기술가정) 등이다. 학생들의 건강을 고려하고 문화 감수성을 키워주기 위해 특강, 발명이야기, 체육, 미술, 요리 수업도 같이 진행한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입학을 앞둔 한 학생의 학부모가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시는 선생님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정성으로 아이들 교육에 힘써 주시는 선생님들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는 메시지를 전해오기도 했다.
시설과 경험 모두 넉넉하지 않지만 교사들의 열정 덕분에 이 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데도 좋은 사례가 된다는 것이 산자연중 측의 설명이다.
산자연중 교장인 이영동 신부는 "이곳이 전국 단위 모집 학교다 보니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선 학교 운영 자체가 어렵다. 일찌감치 비상 운영 체제로 전환한 것도 이 때문이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게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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