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료 마스크 언제 몇 장 주나요? 대구시 배부 '혼선'

서구 세 차례-달서구 한 번만 제공…우편함·현관문 분배에 분실 사례도
명확한 방침 공지 없어 시민 분통…구청 담당부서는 업무 마비

대구시가 재난관리기금으로 구매해 가구별로 무료 배포하는 마스크가 대구스타디움에 도착해 하역을 준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재난관리기금으로 구매해 가구별로 무료 배포하는 마스크가 대구스타디움에 도착해 하역을 준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지난달 말부터 마스크를 무료로 시민들에게 나눠 주고 있는 가운데 구군마다 분배 기준이 달라 혼선이 빚어지는가 하면 마스크 갯수나 상태를 두고 일부 지역민들의 불만도 높다.

마스크 1천만 장 배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대구시는 이달 10일 기준 670만 장의 마스크를 재난관리기금으로 구매해 8개 구·군에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대구시가 분배를 각 구·군에 맡기다보니 지역별 분배 기준이나 수량이 들쭉날쭉하고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마다, 심지어 동네마다 달라 '누가 몇 장 받았는지도 모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구청은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마스크를 나눠줬는데 1차 배부 때는 주민등록인원을 기준으로, 2차 때는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노인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3차 때는 가구수를 기준으로 마스크를 전달했다.

반면 달서구청은 최초 가구당 2장씩 전달한 뒤 추가 배부는 안 했고, 남구청은 확진자가 많은 동네, 달성군은 저소득층 위주로 마스크를 나눠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달서구 주민들은 "다른 구 주민들은 몇 차례에 걸쳐 여러 장을 받았는데 우리는 왜 더 안 주냐"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실정이다.

마스크의 포장 상태도 원성의 대상이다. 대량 생산 과정에서 소포장이 안 된 경우도 있어 3장이나 5장, 20장씩 등 묶음 포장된 경우 뜯어서 마스크를 외부에 노출시킨 채 전달하는 경우가 적잖다는 것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대체로 5매 단위 포장 물량이 가장 많고, 많게는 20매 단위 포장 제품도 있다"면서 "그대로 나눠줄 수 없어 포장을 뜯어 나눠주니 '찝찝해 못쓰겠다'고 버리거나 항의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했다.

비대면 방식 분배가 원칙이다 보니 분실 사례도 잦다. 우편함에 넣거나 현관문에 걸어뒀다가 못 받았다는 주민들이 생겨나고 있다. 소·중·대형, KF80·KF94 등 크기나 규격이 제각각인 점도 민원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하루에도 마스크 관련 민원 전화가 수백 통 걸려 온다. '다른 지역에서는 몇장 받았다더라', '나만 못 받았다' 등의 민원이 많다"며 "구청에서도 언제 어떤 마스크를 몇장 더 받을지 몰라 분배도 주먹구구식이 될 수 밖에 없다. 날짜별 예상 확보 수량이 어느 정도 나오면 좋겠다"고 했다.

한 주민은 "대구시에 1천만 장을 확보하면 인구수로 대충 계산하더라도 1인당 4장은 돌아가야 하는데 아직 2장 밖에 못 받았다"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주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명확하게 방침을 공지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1천만 장 구매 후 우선 약사회나 의료진에게 일정량을 주고나면 4인 가구 기준 10매 정도가 돌아갈 것이라는 계산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혼선을 초래했다"며 "약속한대로 1천만 장은 채울 것이고 어려운 배분 여건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는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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