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구지역 소외계층들이 절벽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소외계층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 장치마저 멈춰버리면서 장애인, 급식지원 아동, 홀몸노인, 노숙인 등이 밥을 굶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뇌질환을 앓는 유미연(가명·14) 양은 요즘 끼니를 편의점에서 때우고 있다. 평소 대구시 지원 급식카드를 이용해 집 근처 김밥집에서 밥을 먹었지만, 식당이 2주 전부터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미연 양은 "편의점 도시락도 다 팔리면 못 산다"며 "가까운 편의점 3, 4군데를 돌아다니면서 도시락을 사서 온다"고 했다.
11일 대구시에 따르면 미연 양과 같은 급식카드 발급 대상자는 1만2천여 명이다. 대구시내 급식카드를 취급하는 일반 식당은 500곳이 넘지만 상당수가 코로나19로 장기 휴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식 카드가 있어도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결식아동·청소년이 늘어나는 이유다.
9살 딸을 혼자 키우는 이정연(가명·37) 씨는 "집 근처 식당은 다 문을 닫았고 딸이 편의점 음식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 아동센터도 문을 닫아서 밥을 먹을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구지역 무료급식봉사단체도 대부분 봉사활동을 중단했다. 도시철도 2호선 두류역 인근에서 주 3회 무료 급식을 운영하던 '엄마의 집'은 지난 1일부터 이달 말까지 급식 봉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홀몸노인, 노숙인 등 평소 500여 명이 찾는 곳이었지만 코로나 19 확산 공포에 결국 문을 닫았다.
중증 뇌병변장애인인 장반석(가명·38) 씨는 "나는 돌볼 사람이 있지만, 활동지원사가 일을 못나와 혼자 생활하는 장애인 친구가 있다"며 "식사부터 배변까지 아무 것도 혼자 할 수 없는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안 받고 내가 갈 수도 없어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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